본문 바로가기
back2analog

큰형의 옥탑방...

by Back2Analog 2018. 4. 23.

6년 전인 2012년 4월 21일 페북에 썼던 글...
4월 29일... 큰형 기일이 며칠 안 남았네...


큰형이 고시공부를 하던 옥탑방이다. 고시공부를 하던 형은 저녁이면 술을 먹고 만취해 돌아왔었다. 그런 형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한숨 소리를 엿듣고는 형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던 적이 있었다. 형을 꾸짖는 날카로운 독설들로 가득한 편지를 쓰며 내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하지만 오지랖 넓고 마음 착하기만 형의 독기를 끄집어 내야겠다는 생각에 며칠을 고민하며 편지를 썼고, 차마 전하지 못하고 품에만 넣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형이랑 기분 좋게 술을 마신 후 어렵게... 어렵게... 형에게 편지를 전했다. 난 막내이기에 지금도 동생의 비판을 수용하는 형의 아량이란걸 알지 못한다. 그저 큰형과 나는 그런 관계이려니 했다. 며칠 후 옥탑방에 올라와 보니... 형은 내가 쓴 독설 가득한 그 편지를 책상 앞 벽에 풀로 단단히 붙여 놓고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 제사를 지내러 와 옥탑방을 보고 그때 일이 떠올라 한참을 울었다. 다음 주 일요일은 큰형이 떠난지 2년이 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