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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근대교육의 종말

거북이 소풍과 촛불교육감 경선...

by Back2Analog 2018. 5. 6.

거북이 세 마리가 소풍을 갔다. 

그런데 김밥을 먹으려고 보니 물을 안 가져온 것이었다. 

세 마리 거북이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거북이가 물을 뜨러 가기로 했다. 

결국 한 거북이가 졌다. 

그 거북이는 자기가 물 뜨러간 사이에 나머지 두 마리의 거북이가 김밥을 다 먹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너희들 나 올 때까지 김밥 절대로 먹으면 안돼, 알았지?”


물을 뜨러 가며 거북이는 신신 당부를 했다. 


“알았어, 너 오면 같이 먹을게, 걱정 마.”


나머지 두 마리의 거북이는 물 뜨러간 거북이를 기다렸다.   

한 시간, 두 시간...

하루가 지났는데도 물을 뜨러간 거북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두 마리의 거북이는 배가 너무 고파 김밥을 하나씩만 먹기로 했다.

두 마리의 거북이가 김밥을 하나씩 집어든 순간, 바위 뒤에서 물 뜨러간 거북이가 튀어 나왔다.


“이거봐, 이거봐~ 내 이럴줄 알았어..."



2012년 통진당 사태 이후, 선거만 하면 부정과 부실 논란이 일어난다.

직접 투표함에 투표를 한다고 해도 부정을 100%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왜? 인간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함 투표는 부정 선거를 차단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가 부득이 온라인 선거를 하는 이유는 당연히 부정을 차단해야 하겠지만, 그럴 경우 투표율이 현격히 떨어져 투표 행위가 가지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선거의 목적은 부정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대중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온라인 선거로 뽑을 수는 없다. 그래서 투표일을 휴일로 지정하고, 그날 힘들면 사전에 하라고 사전 투표도 하는 것이다.


이번에 촛불교육감추진위에서는 직접투표와 온라인투표를 병행했다. 촛불교육감을 뽑는다고 설레발을 쳐 놨는데, 정작 시민들이 “촛불교육감? 그게 뭔데?” 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제 부정과 부실의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진보진영을 대표할, 그것도 촛불교육감을 뽑는 선거인데 부정 요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목표인가, 아니면, 부정은 최소화하되, 일정정도의 부정은 부실의 영역으로 인정하여 보다 많은 대중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하여 명실상부한 촛불교육감을 세우는 것이 목표인가...


교육감 후보는 정당이 없다. 대신 교육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래서 정치인은 정당에서 공천을 하지만, 교육감은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후보를 정리한다. 이번 촛불교육감추진위처럼... 학교교육이 교육의 전부인 대한민국에서 내가 학교를 다니거나, 나의 아이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이상, 교육의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다. 6.13 지방선거의 서울시 유권자 수는 약 862만 명 정도다. 서울의 학령인구가 현재 약 100만 명 정도... 그런데 그들은 투표권이 없으니까... 한 가정에 평균 아이가 둘이 있다고 치면 대략 교육에 이해관계가 있는 학부모는 한 100만 명 쯤 되지 않을까? 그 중, 반올림해서 13,000명이 촛불교육감을 선출했다. 촛불이라는 이름을 선점한 것 치고는 참 참여자가 조촐하다. 그 수도 대부분은 후보들이 경선에 참여하며 모아왔다고 한다면... 교육 시민단체들은 이번 촛불교육감추진위를 하며 제대로 광을 판 셈이다.


거북이 소풍의 우화와 비교를 하자면...

첫째, 촛불교육감추진위는 소풍 가기 전에 먼저 빠진 것은 없는지 잘 챙겼어야 했다. 촛불교육감추진위는 물 뿐만 아니라 정작 소풍의 꽃인 김밥(촛불?)도 안 챙기고 소풍을 가자고 선동했다.

둘째, 이성대 후보는 가위바위보에 졌으면 남은 동료들을 믿고 물을 가지러 갔어야 했다. 동료들을 믿을 수 없었다면 애초에 가위바위보를 하지 말든가... 

마지막으로 조희연 교육감은 촛불이라는 레떼르가 아무리 탐이 나더라도 준비가 안된 소풍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to be continued... 


@back2ana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