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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영화 이야기

땅을 중심으로 한 역사 짜집기, 명당

by Back2Analog 2018. 9. 24.

오랜만에 영화평을 하나 올리고자 한다. 그동안 본 영화도 꽤 있고, 평을 쓰고 싶었던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차분히 썰을 풀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는 추석 연휴...
원래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연상케 하는 “물괴”를 보려 했으나, 얼마나 허접한지 상영 몇 주 지나 박스 오피스 순위에서 밀려났고,무엇보다 나 몰래 둘째 딸이랑 본 마눌님이 비추...
그 다음은 고구려의 영광, “안시성”을 보려 했으나 추석 연휴 좋은 자리가 없다 하여 일단 패쑤~
어쩔 수 없이 현재(2018년 9월 24일) 박스 오피스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명당을 보기로... 명당은 송강호 주연의 “관상”과 이승기 주연의 “궁합”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로 “궁합”에 다소 실망을 하기는 했으나 “스타워즈 로그원”도 의리로 본 마당에 크게 실망은 하지 않겠다 싶어 나름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다.



거기다 주연이 믿고 보는 배우 조승우와 한때 제2의 김희선으로 불리며 뭇 사내들을 설레게 했던 문채원, 카리스마 넘치는 조연 백윤식 등이 나온다고 하니(지성은 별로 기대가 없고)...
여튼 결론은 한마디로 명당은 땅을 중심으로 한 작위적인 역사 짜집기 영화라는 것... 스토리 전개를 위해 여기저기 복선을 깔아 놓으려는 흔적은 보이나 마치 똥 싸고 밑 안 닦은 것처럼 흐지부지...
흥선 대원군이 고종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명당을 찾으려 했다는 설정이나, 세월이 흘러 독립군에게 신흥무관학교 자리를 지정해 준다는 설정이나 아무리 영화라지만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게다가 허무한 문채원의 죽음에다가 주인공 조승우의 복수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이런 정도의 영화가 대목이라는 추석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니... 이번 추석엔 어지간히 볼 영화가 없는 것 같다.
내일 보기로 한 “안시성”에 그나마 기대를 걸어 봐야 겠다. 최근 상영이 예고된 영화 중 가장 기대가 되는 건 그룹 퀀의 이야기를 담은 “보해미안 랩소디”다. 예고편을 대충 봤는데 퀸의 익숙한 노래를 극장에서 영상을 곁들여 들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화값이 아깝지는 않을 듯...
암튼... 정 볼 영화가 없거나, 나처럼 “관상”과 “궁합”을 본 후 꼭 의리를 지켜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극장까지 찾아가 시간 죽이고, 돈 날려가며 볼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것... 애 써 영화를 만든 감독이나 제작자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back2ana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