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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어설픈 페미

말과 행동이 가지는 노동의 비중

by Back2Analog 2018. 11. 4.


인간의 뇌가 커진 것은 육체 노동이 아니라 정신 노동 때문이라는 이야길 어디서 본 적이 있다. 사피엔스였나? 인간은 가만히 누워 생각만해도 적지 않은 칼로리를 소비한다. 하지만 일찍이 육체 노동의 비중이 많았던 남성들은 소위 생각이나 말은 노동이라 여기지 않아 왔던 것 같다. 남성에게 생각은 그저 하는 것이고, 말은 그저 뱉는 것이다. 하여 생각과 말을 하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지 않는다.
반면 생존을 위해 육체 노동보다 정신 노동에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해 왔던 여성들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남성들의 말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여성등의 입장에선 남성들의 그 생각 없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매우 격렬한 노동일 수 있다. 그래서 남성들은 가까운 여성들로부터 ‘생각이 없다’는 핀잔을 자주 듣곤 한다.
남성과 여성의 감정은 바로 이 지점에서 서로 어긋나기 시작한다. 남성이 여성의 육체 노동을 덜어주기 위해 아무리 통 큰(?) 제안을 하더라도, 그 제안이 여성의 그 고단한 정신 노동의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남성은 다분히 핀잔 섞인 여성의 피드백을 감수해야만 한다. 남성의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핀잔을 고운 감정으로 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감정의 축적이 바로 인류의 역사이고, 그래서 남성과 여성은 늘 서로에게 억울함을 느껴 왔을지 모른다. 바야흐로 거버넌스의 시대이다. 예견하건데 남성과 여성이 상호의 쓸모를 인정하고 보완하는 남녀 거버넌스는 세상의 그 어떤 거버넌스보다 구조적이면서도 심리적이고, 또 일상적이기에 인류가 멸망하는 그 날까지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Back2Ana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