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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6

통찰과 혁신의 배신 한때 지인들의 PC를 조립해 주기 위해 용산을 제집처럼 드나들던 적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언젠가 인텔에서 CPU 소켓을 두 종류로 생산하면서 메인보드와 CPU 궁합 맞추는 게 어려워졌고, 램도 30핀, 72핀을 넘어 DDR2, 3, 4로 진화하면서 램 소켓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뿐만아니라 조립 PC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파워,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케이스 등 PC 하나를 조립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 감당하기 싫을 정도가 되자... 조립된 PC를 주문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 난 더이상 PC 조립을 안하게 되었다. 난 혁신을 수면 아래 잠자고 있는 인간의 욕망을 건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수, 맑수에 이어 잡수까지... (모두 ‘수’자 돌림이네.... 2018. 9. 2.
오리엔트와 옥시덴트의 융합 인류의 초기 문명은 오리엔트에서 시작되었다. 강 유역을 따라 발달한 기름진 평야가 세계 4대 문명의 지리적 배경이었다는 사실은 대략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배우는 상식이다. 그 빈약한 풍요가, 생존의 문제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었던 병아리 눈물만큼의 여지가 문명을 여는 창조적 열쇠가 되었다. 지리적 독립성과 교통수단의 한계로 인해 문명과 문명이 서로 충돌해 주도권을 다투는 헤게모니가 성립되지 않았던 약 5천 여 년의 역사...오리엔트의 여유가 문명을 열었다면, 여러 민족이 좁은 지역에서 오밀조밀하게 살아온 옥시덴트의 ‘긴장감’은 장차(?)... 문명을 전세계로 확산시키는 동력이 된다. 창조의 과정은 헤게모니와 무관하지만, 확산의 과정은 지극히 헤게모니적일 수밖에 없다. 헤게모니적 확산의 과정에서 당연하게도.. 2018. 1. 15.
‘정’과 ‘반’이 ‘합’에 이르지 못하는 시대... 조금은 민감한 얘기를 해 보고자 한다... 모름지기 ‘좋은’ 정책이란... 각각 독립적으로 돌고 있는 관성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아닐까? 만약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무수히 많은 톱니바퀴들의 집합에 비유한다면... 그 중에는 동력을 전달하는 톱니바퀴도 있을 것이고, 주위의 톱니바퀴가 돌 때 무작정 따라 도는 톱니바퀴도 있을 것이다. 어떤 톱니바퀴는 윤활유가 없어 빡빡하게 돌 수도 있고, 큰 톱니바퀴가 한 바퀴를 돌 때 수 십 바퀴를 돌아야 하는 작은 톱니바퀴도 있을 것이다. 혼자 도는 톱니바퀴도 있을 것이고, 여럿이 함께 도는 톱니바퀴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돌지 않거나, 돌지 못하는 톱니바퀴도... 도는 방향이 달라 서로 힘겨루기를 하다가 빠그러지는 톱니바퀴도 있을.. 2017. 11. 7.
적폐가 적폐에게...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비난하곤 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돌아볼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나의 구조적 책임은 없는지... 적폐가 난무한 이 시대에... 진정 적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일찌기 예수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너희들 중에 죄 없는 이가 먼저 돌로 쳐라."하여... 이 사회의 적폐를 방관해 온, 그 과정에서 적폐의 일부가 되어버린 나 자신이 바로 가장 구조적이면서도 심각한 적폐다.@back2analog 2017. 7. 5.
학문의 쓸모... 학문은... 이미 구축된 자신의 생각을 더 단단하게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부정하거나 또는 보완하여 개량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마치 수 없이 많은 기독교 종파들이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성자 예수만 남기고 정작 중요한 예수의 의도는 모두 지워버렸듯이... 자본론 또한 수없이 다양한 당파적 이해에 의해 찢겨져 자가발전하는 사이 마르크스만 남기고, 그 숭고한 의도는 당파적 편의에 의해 지워버린 것은 아닐까? "만일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나는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고자 한다. 나는 자본가와 토지 소유자를 결코 장밋빛으로 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사람들을 문제로 삼는 것은 단지 그들이 갖가지 경제적 범주들의 인격체라는 점에서만, 즉 특정한 계급관계와 계급이해의.. 2017. 7. 5.
종교의 신념화, 신념의 종교화 종교의 신념화, 신념의 종교화 1. 序 인류 역사를 통틀어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누구일까? 단 한 명을 꼽아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단연 예수를 꼽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를 더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맑스를 꼽을 것이다. 예수가 ‘종교’적으로 후대에 영향을 미쳤다면, 맑스는 사회주의가 몰락한 21세기 신자유주의 시대에도 여전히 강력한 ‘신념’으로 남아 현대철학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예수로 말할 것 같으면, 그 탄생을 기점으로 기원전과 기원후가 나뉠 정도니 후대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는 두 말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를 유일신의 독생자이자 삼위일체론에 따라 그 자신이 스스로 신 자체인 종교적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 예수의 모습으로 들여다 보면 맑스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부.. 2016.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