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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물줄기가 갈라놓은 섬... 우리는 거대한 육지에 살고 있고, 그 육지 위에는 감정이라는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그 물줄기는 조금씩 차 올라 육지를 여러 갈래로 갈라 놓는다. 각자의 삶에 빠져 적절한 시기에 그 감정의 물줄기는 걷어내지 못한 우리는 결국 감정의 물줄기가 이룬 강으로 인해 각자의 섬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섬에 갇히게 된 후에야 우리는 다른 섬에 대해 생각한다. 뒤늦게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 하기도 하고, 또 강을 건너 보려고도 하지만... 아직 본인이 섬에 갇혀 있는지도 모르거나, 또는 섬에 갇힌 생활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이 살고 있는 섬에는 다리를 놓을 수도, 강을 건너 그 섬에 다다를 수도 없다. 작은 섬에 갇혀 다른 섬에 가고 싶은 나는... 강에 다리를 놓다가, 내 섬을 버리고 강을 건너다가 결국은 내.. 2017. 9. 18.
비긴 어게인과 상상력의 힘 비긴 어게인에 등장하는 천재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은 다듬어 지지 않은 가수의 가능성과 여지를 상상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때 그러한 댄의 능력으로 인해 파트너인 사울과 음반기획사를 설립할 정도로 잘 나가지만, 지나치게 상업화되어가는 음반 시장에서 댄의 그러한 능력은 점점 그 쓸모를 잃어가고, 결국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들른 바에서 댄은 우연히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친구를 따라 온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의 노래를 듣는다. 기타를 연주하며 수줍게 노래를 부르는 그레타... 바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에게 그레타의 노래는 데뷰도 하지 못한 삼류 통기타 가수의 그저그런 노래로 들렸겠지만, 댄은 그레타의 노래를 들으며 드럼, 피아노, 첼로와.. 2017. 9. 11.
설민석과 강풀, 그리고 도올의 공통점은? 설민석과 강풀, 그리고 도올의 공통점은? 첫째,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이단아로 불린다. 둘째, 자신을 이단으로 배척하고 있는 각 영역의 대중화에 그 누구보다 기여했고 기여하고 있다. 셋째, 대중화의 핵심 요인은 모두 '융합'이다. 삼원색 중 하나인 빨강은 흰색과 만나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핑크가 되었다. 하지만 원색주의자(이런 말이 있나? 그냥 원리주의자의 패러디 정도로 이해 요망... ㅋㅋ) 입장에서 보면 빨강도 하양도 아닌 애매모호한 핑크가 자신들보다 더 사랑받는다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토록 사랑스러운 핑크는 어쩌면 빨강과 하양에게는 저주스러운 색깔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여기서 끝내야 임팩트가 있는데... 난 글을 쓰다 보면 주저리주저리 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떠올라 글의.. 2017. 9. 11.
내가 만든 명(?)언들... 1. 기억은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다 - 꽤 오래전... 시기에 따라 엇갈린 큰형, 작은형, 그리고 나에 대한 부모님의 평가를 오랫동안 관찰한 후... 2.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매력 - 2009년, 언론에서 그렇게 까 대던 아이폰 3Gs를 만져본 후... 3.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완벽하게 재현할 때 완성된다- 2014년, 'back2analog' 라는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즈음... 4. 현실은 열정이 난무한 주관이고, 학문은 영혼을 상실한 객관이다- 2015년, 공공정책 대학원을 준비하며... 5. 인간은 자신에게는 인간적 한계를 적용하면서, 타인에게는 신에 근접한 당위와 가치를 요구한다- 2017년, 둘째 딸 은수에 대한 서운함... 나는 과연 은수에게 완벽한 아빠일까...에 대해 고민하며.. 2017. 9. 1.
딜레마 시리즈... 1st. 선지자... 소위 앞서 가는 사람의 3가지 딜레마...1. 그 심오한 뜻을 대중들이 당최 알아주질 않는다. 2. 그 뜻이 틀릴 수도 있음을 선지자 본인은 모른다. 3. 결국 선지자인지 아닌지는 대중들이 결정한다. 2nd. 부동산 시장의 딜레마... 꼴통 정권은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고 싶으나 경제적 불확실성의 증가로 투자수요가 감소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다. 합리적인 정권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 하지만, 예측가능한 경제정책으로 인해 투자가 늘어 부동산 가격이 뛴다. 음... 이건 좀 어거지인가? 3rd. 소통의 딜레마...우리는 일반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상대와는 소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혀 소통할 수 없는 대상에게 내가 가진 '정보'를 '통보'한 후 소위 '소통'을 했다고 착각한다. 소통은.. 2017. 8. 7.
서울시교육청을 떠나며... 안녕하십니까? 서울시교육청에서 혁신교육지구를 담당해 왔던 어공 주무관 채희태입니다.제가 이번달을 마지막으로 서울시교육청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2015년 6월 1일자로 서울시교육청에 왔으니 만 2년 하고도 두 달을 있었네요. ^^ 떠나면서 지난 2년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2년이란 시간동안 제가 생각하고 있던 혁신교육지구는 얼마나 깊어졌는지, 또 얼마나 넓어졌는지… 여전히 많은 물음표들이 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을과 학교가, 그리고 일반자치와 교육자치가 협력하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교육청의 정책적 시야에 마을의 생각을, 그리고 일반행정에 몸담고 있었던 저의 일천한 경험을 더하기 위해 왔다고 자부하며 일을 해 왔는데… 저의 짧은 생각과 의도가 서울형혁신교육지구에 어떤 영향을.. 2017. 8. 6.
영웅의 몰락... 근대와 대비해 현대를 소위 탈영웅주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그렇다고 현대에 영웅주의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대가 전근대와 근대, 그리고 탈근대가 모두 공존하는 사회이듯, 탈영웅주의 시대에도 여전히 영웅주의가 혼재되어 있다. 탈영웅주의 시대에서는 더이상 우월한 개인에게 열등한 개인이 동화되지 않는다. 그저 시민 개개인이 모두 영웅일뿐이다.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치권력도 그러한 시대적 변화를 자각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꼴이 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박근혜 탄핵은 탈영웅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사건으로 볼 수도 있겠다. 박근혜는 탈영웅주의 시대에 영웅주의적 대통령으로 군림하다가 탄핵되었다. 탈영웅주의 시대엔 n에게 선출되어 n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이 그저 1/.. 2017. 7. 17.
니클라스 루만이 말하는 소통에 대하여... 너는 생각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말할 뿐이다. 그리고 네가 말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나는 이해한다. 여기서 너의 의도(정보)와 너의 말(통지)을 구별하는 나의 이해가 너의 의식 속에 있는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나는 그런 이해에 기초하여 다시 너에게 내가 생각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말하며, 앞서와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은 서로가 말한 것을 추리(이해)하면서 그 말 속에 들어있는 기대에 맞추어 나감(기대 구조 형성)을 통해서만 지속될 수 있다. 때로는 나의 의도와는 다른 말도 해야 하며 너의 말 속에 들어있는 오해를 묵인하기도 해야 한다. 말하는 과정에서 딴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 생각의 일치에 우리가 도달해보자고 .. 2017. 7. 5.
적폐가 적폐에게...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비난하곤 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돌아볼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나의 구조적 책임은 없는지... 적폐가 난무한 이 시대에... 진정 적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일찌기 예수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너희들 중에 죄 없는 이가 먼저 돌로 쳐라."하여... 이 사회의 적폐를 방관해 온, 그 과정에서 적폐의 일부가 되어버린 나 자신이 바로 가장 구조적이면서도 심각한 적폐다.@back2analog 2017. 7. 5.
학문의 쓸모... 학문은... 이미 구축된 자신의 생각을 더 단단하게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부정하거나 또는 보완하여 개량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마치 수 없이 많은 기독교 종파들이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성자 예수만 남기고 정작 중요한 예수의 의도는 모두 지워버렸듯이... 자본론 또한 수없이 다양한 당파적 이해에 의해 찢겨져 자가발전하는 사이 마르크스만 남기고, 그 숭고한 의도는 당파적 편의에 의해 지워버린 것은 아닐까? "만일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나는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고자 한다. 나는 자본가와 토지 소유자를 결코 장밋빛으로 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사람들을 문제로 삼는 것은 단지 그들이 갖가지 경제적 범주들의 인격체라는 점에서만, 즉 특정한 계급관계와 계급이해의.. 2017. 7. 5.
내가 페북을 하는 이유... 가끔... 페북에 올린 내 글을 읽고 암에 걸릴 것 같다는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페북에 그렇게까지 우울하게 글을 쓰고 있나? 그래서 내가 페북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 봤다. 주변에 글을 안 쓰고 다른 사람의 근황을 살피기 위해 페북을 한다는 사람도 종종 만나곤 하는데, 난 사실 정 반대다. 파레토의 법칙에 충실한 나는 대략 80%는 내 글을 쓰기 위해 페북을 한다. 나머지 20%는 의무방어를 위해? SNS라는 게 상호소통을 게을리하면 자칫 디지털 왕따가 될 수도 있다. 얼마전에 페친을 맺고 있는 누님한테 내가 올린 글 봤냐고 물었다가 한 소릴 들었다. 그런 당신은 내 글을 읽었냐고… 그래서 그때부터 의무방어를 시작했다. 나도 당신한테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으니, 당신도 나에.. 2017. 6. 26.
인도 오로빌 공동체 사례발표 참석 후기 최근들어 부쩍 하나의 현상이나 가치, 그리고 사물이 가지고 있는 양가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보게 된다. 그러한 내 태도의 장점은 내가 보려고 하는 대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는 것, 그리고 단점은 그러다 보니 몰입이 쉽지 않다는 것... 다음은 어제 인도의 오로빌 마을공동체 사례를 들으며 한 메모들이다. 한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수의 피해(때로는 죽음에 이르는…)를 전제로 하듯, 우리가 과도한 경쟁의 산물로 이룩한 문명의 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그 어떠한 범죄행위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것일 수도 있다. 무심코 사용한 종이컵 하나가 완전히 썩어 분해가 되는데 무려 20년이 걸린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모든 문명을 부정해야 할.. 2017.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