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문화+교육/시대 진단

기본을 무시한 혁신?

by Back2Analog 2016. 11. 1.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원의 원우회장은 늘 원우가 가장 많은 사회복지학과에서 독점하다시피 해 왔다. 그런데 작년에 소수의 정치외교학과 한 원우가 강력한 개혁을 외치며 원우회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런데 이 친구... 원우들이 가장 많이 기대하는 저녁 도시락의 품질을 떨어뜨린 대신 탐앤탐이라는 고급 원두 커피와 엉뚱하게 생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럭저럭 원우들도 새로운 서비스에 만족하는가 싶더니 갈수록 저녁 도시락에 대한 불만이 높아져 갔다. 생수 공급을 끊고 그 돈으로 저녁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어떠냐고 넌지시 제안도 해 봤지만, 생수 공급은 자신의 공약이라 안된단다...
한 여름도 아니고... 한 여름이라고 하더라도 야간 대학원의 특성상 원우회실에 이전부터 있었던 정수기로도 충분히 갈증은 해소할 수 있는데...

며칠 전... 아이폰7의 출시에 이어 신형 맥북프로 출시 이벤트가 있었다. 혁신의 아이콘 애플 답게 신형 맥북프로는 기존의 펑션키를 터치 바로 대체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했다. 초박형 노트북의 대명사인 맥북에어보다 두께가 더 얇아졌고, 무게도 이전 맥북프로보다 가벼워졌다.
그런데... 가격은 오르고, 모든 입력 단자가 USB-C로 대체됐다.
보통 애플은 신제품 출시 때, 가격을 이전과 동일하게 책정한다.
아이폰 5, 32G가 50만원이면 1년 후 아이폰 5s, 다시 1년 후 아이폰 6, 6s, 7... 모두 같은 용량의 신제품은 그 가격대가 유지된다. 맥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신형 맥북프로의 가격은 다소 과하게 올렸다.
두 번째... 아이폰7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앤 건 그나마 받아들이겠지만,
데스크탑이 노트북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는 지금, 가장 대중화된 저장 매체인 USB와 SD카드 슬롯을 아예 빼 버린 건 좀...
더 어이가 없는 건 USB 단자를 없애면서 아이폰과 맥북을 연결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는 것! 지금까지 기기 간 연결과 호환을 중요하게 여겨 온 애플인데...
새로 사야할 젠더만 기본 3개... 비싼 애플 악세서리 가격을 생각했을 때 최소 10만원의 추가 비용이 악세사리로 들어간다.
사실 내가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는 2013년 말에 구입한 맥북프로를 신형으로 교체할 생각에 그동안 발표를 기다려 왔기 때문인데... 이번 신형 맥북프로는 그야말로 "혁신을 위해 기본을 무시"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쌩쌩한 2013 late로 당분간 버팀과 동시에 애플빠에서 탈퇴하고 아이폰빠로만 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