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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8 10:19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마음이 싱숭하여 광석이형의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를 한 달음에 읽었더니 젠장, 마음이 더 생숭해졌다. 평소 가깝게 알고 지내면서 볼꼴 못볼꼴 다 봐왔던 터라, 의리를 지킨다고 시집을 다섯 권이나 사 여기저기 뿌려놓고 정작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책상 한 켠에 치워놓았던 시집이었다. 평소 시라는 게 마치 언어의 가식 덩어리같아 멀리 해왔던 이유도 있었고... 시집을 다 읽고 나니 돼지로 보였던 선배가 갑자기 부처로 보인다. 내가 그동안 함부로 내지르던 언어를 시인의 통찰과 성찰로 잘 벼려놓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시집을 읽는구나... 시집을 읽는 동안 나한테도 시마가 들었는지 단어 하나하나를 고르는 게 조심스럽다. 그리고 된장, 고추장, 간장... 그 동안 마음 속에 꼭꼭 숨겨 놓았던 진심..

2019.03.24 19:20

1부 3장, 교육에 대한 외부서술

2000년,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에서 대한민국은 핀란드에 이어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2009년,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는 취임 후 미국의 21세기 교육정책 구상을 제시하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교육 사례를 두 차례나 언급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 중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교대와 사범대로 진학해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임용고시라는 시험을 뚫고 교사가 된다. 대한민국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로 헌신적이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교육은 안녕한가? 불행하게도 대한..

2019.03.13 08:54

정치적 발언의 숨겨진 본질

기득권을 지키고 싶은 정치는 과거 권력(노인층)에 의존하며, 기득권과 싸우는 정치는 현재 권력(노동 중인 세대)을 지지한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는 아동과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과거 북유럽 국가들이 2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도 무상교육을 실시했던 것처럼... 정치인의 발언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지지층 결집과 정적에 대한 공격... 신성한 내 블로그에 그 더러운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지만 자한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수석 대변인 발언은 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 @Back2Analog

2019.03.09 13:44

인생의 종착역은 어차피 "치킨집"

이 대사가 어디서 나왔는지 가물가물했는데, 드디어 찾았다! 연기파 배우 윤제문과 영화를 보는 내내 윤은혜인줄 알았던 정소민이 주연한 영화, "아빠는 딸"…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 필자의 딸은 사춘기에 접어들긴 했지만, 중학교 입학 전이라 영화를 보면서도 필자 얘기가 아니라 안드로메다에 있는 스또리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영화! 영화의 시작은 이렇다. 어른이 되면 아빠랑 결혼하겠다는 딸과 찍었던 어렸을 적 비디오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윤제문… 현실이 행복하다면 과거 비디오를 보며 눈물이나 짜고 있겠는가? 현실 속 사춘기 딸은 자신의 속옷을 아빠 속옷과 같이 빨았다고 엄마한테 짜증을 내는가 하면, 아빠와는 눈도 안 마주치고, 출근과 등교길에 지하철도 각각 다른 칸에 탄다. 아! 감정이입 팍팍 된다. 그 정도까..

2019.03.03 16:51

1부 2장, 사회문제로서의 교육

교육문제가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문제 중 하나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범죄, 자살, 성 평등, 세대, 환경문제 등 수없이 다양한 사회문제 중에서도 특히 교육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이유는 첫째, 당면한 삶과의 밀접한 연관성, 둘째, 교육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 셋째, 한국사회가 오랫동안 교육에 바라온 특별한 기대 때문이다. 첫째, 가장 일반적인 사회문제인 범죄의 피해는 필연보다는 우연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기는 쉽지 않다. 자살 또한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사회문제지만, 그 심각성은 피해의 범위보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 자체가 가지는 심리적 충격에 있다. 성 평등, 세대, 환경문제 등은 그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이나 관점에 따라 다분히 ..

2019.03.03 16:38

1부 1장, 반반(反半)전문가의 전문성 비판

변명으로 시작한다. 교육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밝히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사실 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가끔 나를 특정한 영역의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지는 않다. 그때마다 난 전문가라는 명칭으로 날 불러주지 말 것을 요청하곤 한다. 수없이 많은 전문성이 난무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 그 어떤 전문성도 이 사회의 보편적 성장을 위해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불친절한 전문성에 대한 견해를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한번은 학교 밖 청소년들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공공기관에 운영위원으로 위촉되어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그렇듯 운영위원 앞에서 자신들의 전문성과 그 노력을 한껏 뽐내고 싶었으리라. 자신들은 작년엔 몇 명의 학교 밖 아이들을 만났..

2019.03.03 16:20

1부 서문,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마 아이들이 태어나서 말이라는 걸 할 수 있게 되었을 즈음 받게 되는 최초의 질문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그러한 프레임 안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딸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던 것 같다. 육아 노동에서 다소 벗어날 수밖에 없는 아빠 입장에선 정말 궁금하긴 하다. 자신의 아이가 아빠인 나를 더 좋아하는지, 아니면 늘 곁에 있는 엄마를 더 좋아하는지…. 이렇게 우리는 의도와 무관하게 이미 짜여진 프레임 안에서 삶을 시작한다. 아이가 출제자가 원하는 대답을 한다고 해서 그 유치한 질문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부모는 오히려 신이 나서 더 자주 질문을 반복할 것이다. 만약 아이가 출제자의 의도에 반하는 대답을 한다면? 이번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고 싶은 출제자가 같은 ..

2019.03.01 15:13

인간의 일생과 인류의 역사

​ 인간은 일생 동안 인류가 살아온 전 과정을 복기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원시 인류, 경제적으로 예속된 미성년은 다양한 형태의 계급 사회, 기나긴 사춘기 투쟁을 거치는 사이 부정할 것과 받아들일 것을 구분한 후, 마침내 독립을 쟁취하고 나면 인간은 결국 자본의 노예가 된다. 우리가 살지 못할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대에서 살 수 있을까? @Back2Analog

2019.02.27 21:10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반대하시는 아르미님께...

댓글을 쓰다 보니 글이 길어져 새 글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런 답을 원하시는 것 같지는 않지만… 아르미님이 쓰신 댓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관련 법과 주민 정서 사이의 간극”이 문제의 핵심으로 보입니다. 잠깐 삼천포를 먼저 다녀 오겠습니다. 눈 앞에 안 보이는 답이 삼천포에는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도 찬찬히 읽었으니 아르미님도 찬찬히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참조 :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둘러싼 갈등 (링크 클릭)중세 이전엔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을 신의 뜻이라 생각했습니다. 좋은 일은 신의 은총이고, 나쁜 일은 신의 시기, 그나마 긍정적인 사람은 신의 시험이라 여겼습니다. 전쟁터로 떠나는 자식에게 가족들은 신의 가호가 있기를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지만 신의 죽음을 선언한 니체의 말..

2019.02.24 12:43

뒤늦은, 그리고 엉뚱한 "알리타, 배틀엔젤" 감상기

"타이타닉"과 "아바타"의 제작자 제임스 카메룬이 "알리타, 배틀엔젤"로 돌아왔다. 사실 난 제임스 카메룬보다 그 원작인 "총몽" 때문에 기대를 가지고 봤다. 총몽은 하도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배틀엔젤을 보고 다시 원작을 보고 싶어 수소문을 했으나, 출판사에선 절판, 중고나라에선 알리타의 인기를 타고 1부, 2부와 외전 전집이 35만원이라는 거액에 거래되고 있었다.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총몽은 1부 9권이 나왔고, 그 후에 2부, 라스트 오더 19권, 3부 화성전기는 2014년부터 연재해 현재 6권까지 발매되었다고 한다. 내가 본 건 1부... 9권을 다 봤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총몽 외전은 2011년에 한국에서도 정식 발간되었다고 하는데, 이 또한 절판... ㅠㅠ 출판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