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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기3

건강 by 당뇨, 당뇨로 건강해지기!!! (석 달 간의 당뇨 투병기 4) 4. 인슐린에서 해방되다! 당뇨 선고를 받은 지난 10월 20일부터 매일 인슐린을 맞기 시작했다. "맞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내가 직접 내 몸에 주사를 했으니 "놓다"가 더 적절한 표현이다. 처음 인슐린을 놓을 땐 엄청 쫄아서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자신의 몸에 뾰족한 바늘을 찌르는 게 어디 쉽겠는가! 그런데, 배에 주사를 쿡 찌르고 나니 의외로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삼국지에는 관우가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가며 바둑을 두었다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사실 뼈에는 신경이 없어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지방도 그런가? 인슐린은 지방이 많은 배에 맞는데 가장 좋다. 하지만 같은 곳에 반복적으로 주사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난 유튜브를 보고 오른쪽 배 - 오른쪽 허벅지 - 왼쪽 허벅지 .. 2022. 3. 23.
도대체 뭘 먹으란 말이냐? (석 달 간의 당뇨 투병기 3) 3. 도대체 뭘 먹으란 말이냐! 당뇨에 걸린 후 주로 유튜브를 통해 공부한 결과 당뇨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였다. 바로 식이요법과 운동이다. 운동은 그렇다 쳐도 식이요법은 참 어렵다. 의사는 뭘 먹지 말라는 얘기만 할 뿐, 뭘 먹으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처음 며칠은 뭘 먹을지 몰라서 진짜 풀만 먹고살았다. 슈퍼에서 샐러드용 새싹을 사 간도 안 한 채 씻어 먹기도 했고, 상추를 입에 욱여넣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간이 배어 있는 반찬은 물에 씻어 먹었다. 가끔은 두부만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 모태관종인 난 당뇨에 걸린 사실을 페북에 알렸다. 그동안은 먹는 낙으로 살았는데, 이젠 살기 위해 뭐라도 먹어야 했다. 평소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군바리들이 휴가를 나오면 눈에 밟히는 것처럼, 당뇨.. 2022. 3. 9.
석 달 간의 당뇨 투병기 1 1. 당뇨 선고를 받다! 지난여름을 지나면서 살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때늦은 공부를 하느라 열심히 살아서 그랬겠거니 했다. 이상한 건 갈증이 심하고 소변도 자주 마렵다는 것… 닭이 달걀을 낳고 달걀이 부화해 닭이 되는 것처럼, 그저 소변을 자주 누니 갈증이 나고, 갈증이 나니 물이 땡기고, 물을 많이 마시니 소변이 자주 마려운 거라 생각했다. 하루는 결혼 후 20년 동안 조금씩 불어난 내 몸을 보며 잔소리 대신 한숨을 쉬는 마눌님께 자랑을 했다. “자갸, 나 요즘 살 빠진 거 같지 않아?”. “병원 가 봐, 그 나이에 이유 없이 살 빠지는 게 좋은 게 아냐” 내 자갸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거 쫌 빈말이라도 보기 좋아졌다고 하면 입이 부르트나?’ 입이 부르튼 건 나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22.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