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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원의 어부사(漁父辭)...

by Back2Analog 2003. 12. 18.


고등학교 때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 작품이다. 

굴원의 삶과 어부의 삶...

오늘 점심시간에 갑자기 그때의 고민이 생각났다.


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憔悴, 形容枯槁.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漁父曰, 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世人皆濁, 何不 其泥而揚其波. 衆人皆醉, 何不 其糟而 其 . 何故深思高擧, 自令放爲. 屈原曰, 吾聞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 寧赴湘流葬於江魚之腹中,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漁父莞爾而笑, 鼓 而去. 乃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遂去不復與言.


굴원(屈原)이 쫓겨나, 강호에서 노닐며 못가를 거닐면서, 시를 읊조릴 적에 안색은 초췌하고 모습은 수척해 보였다. 

어부(漁父)가 그를 보고 물었다. "선생은 삼려대부(三閭大夫)가 아니십니까?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셨습니까?" 

굴원(屈原)이 대답하기를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해있는데 나만이 홀로 깨어 있으니, 이런 까닭에 쫓겨나게 되었노라." 

어부(漁父)가 말하기를 "성인(聖人)은 세상사물에 막히거나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따라 변하여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탁하면 왜 진흙탕을 휘저어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습니까? 뭇 사람들이 모두 취해 있다면 어째서 술지게미를 먹고 박주(薄酒)를 마시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결하게 처신하여 스스로 쫓겨남을 당하게 하십니까? 

굴원(屈原)이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冠)을 털어서 쓰고, 새로 목욕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어찌 결백한 몸으로 더러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겠소? 차라리 소상강(瀟湘江) 강물에 달려들어서, 물고기 뱃속에 장사지낼지언정, 어찌 결백한 몸으로서 세속의 먼지를 뒤집어 쓸 수 있겠소?" 

어부(漁父)는 빙그레 웃고 뱃전을 두드리고 떠나가면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창랑(滄浪)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으면 되고, 창랑(滄浪)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면 되는 것을!" 그리고는 떠나가서 다시는 함께 이야기하지 못하였다.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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