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비틀즈의 존 레논은 매우 세련된 반항아였다. 1963년... 이후의 성공에 비하면 갓 걸음마를 뗀, 그러나 그 이전까지의 여느 뮤지션과 비교해도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비틀즈는 11월 4일 여왕의 초대로 왕족이 참석하는 ‘로열 버라이어티 쇼’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
영국은 지금까지도 상류층과 하층 계급의 경계가 매우 단단한 나라이다. 영국의 언론, 그리고 대중들은 비틀즈가, 그 중에서도 반항의 아이콘인 존 레논이 과연 여왕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렸다. 존 레논은 그 동안 언론 인터뷰 때 보였던 싸가지 없는 태도를 고수하겠다고 공언해 매니저 브라이언 앱스타인의 가슴을 쫄깃쫄깃하게 만들었다.

비틀즈의 인기가 천정을 뚫고 하늘로 치솟느냐, 아님 왕족의 기세에 눌려 그저 그런 밴드로 머무느냐! 존 레논의 입장에선 왕족 앞에서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여 자신의 지지세력인 십대의 기대를 저 버릴 수도, 그렇다고 거친 말로 왕족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부담스런 애매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마침내 존 레논이 마지막 곡을 앞두고 마이크 앞에 섰다.

“고맙습니다. 마지막 곡은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하는데요. 싼 좌석에 앉은 분들은 손뼉을 치시겠어요? (관중 웃음)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그냥 보석을 흔들어 주세요.”

관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여왕의 표정을 살폈다. 여왕은 존 레논에게 가벼운 손짓과 함께 인자한 웃음을 보냈다. 존 레논의 말은 여왕을 비롯한 소위 왕족을 에둘러 비판하는 내용이었지만,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약하지도 않은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했다. 당시 존 레논의 나이, 스물 셋이었다.
이후 존 레논은 비틀즈가 한참 잘 나갈 때, 비틀즈는 예수보다 위대하다고 말했다가 대중들의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범위를 음악으로 국한한다면 그 말이 그닥 과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비틀즈는 축구계의 펠레, 농구계의 마이클 조던, 피겨계의 김연아를 능가한다. 1960년대부터 10년 동안 비틀즈는 세계를 지배했고, 해체 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를 포함하여 비틀즈의 영향을 받지 않은 뮤지션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Back2Analog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