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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about 거버넌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반대하시는 아르미님께...

by Back2Analog 2019. 2. 27.

댓글을 쓰다 보니 글이 길어져 새 글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런 답을 원하시는 같지는 않지만아르미님이 쓰신 댓글을 찬찬히 읽어보니관련 법과 주민 정서 사이의 간극 문제의 핵심으로 보입니다. 잠깐 삼천포를 먼저 다녀 오겠습니다. 앞에 보이는 답이 삼천포에는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도 찬찬히 읽었으니 아르미님도 찬찬히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조 :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둘러싼 갈등 (링크 클릭)

중세 이전엔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을 신의 뜻이라 생각했습니다. 좋은 일은 신의 은총이고, 나쁜 일은 신의 시기, 그나마 긍정적인 사람은 신의 시험이라 여겼습니다. 전쟁터로 떠나는 자식에게 가족들은 신의 가호가 있기를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지만 신의 죽음을 선언한 니체의 말처럼 신의 보편적 영향력은 중세에 막을 내립니다. 근대에 들어서는 신의 연할을 인간이, 중에서도 소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게 되었습니다. 중세는 세기 전에 막을 내렸지만, 아직까지도 영향력 아래 사시는 분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는 마치 인간이 수렵과 채집을 하던 원시시대 유전자를 지금도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남성들은공간 감각 뛰어난 반면, 여성들은공감 능력 뛰어납니다. 멀리 사냥을 떠나야 했던 남성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동굴로 돌아오기 위해 년에 걸쳐 공간 지각 능력을 진화시켜 왔을 것입니다. 여성들은 동굴 근처에서 채집을 하며, 그리고 자식들을 돌보며 공감 능력을 진화시켜 왔겠지요. 대략 20 동안 생존을 위해 진화해 인류의 유전자로 인해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지도를 보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었고, 한때 여성 운전자들은 남성들에게 소위김여사라는 혐오스런 단어도 불린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신이 사라진 불행한 시기입니다. 불행한 것은 신이 아닌 인간이, 중에서도 소위 전문가들이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의 위치에 있는 전문가는 모든 인간의 요구와 질문에 답을 해야 합니다. 이는 신도 없었던 일입니다. 그래서 신이 인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신도 없는 역할과 책임을 한낱 부족한 인간이 지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겠습니까? 절대 이성을 추구하며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의 오만은 급기야 인종 학살과 차례의 세계 대전을 치른 후에야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소위 탈근대라고 불리는 포스트 모더니즘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신이 사라진 이후, 산업과 미디어의 발달로 사라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간 사회의 저변에서 유지를 위해 작동해 왔던 상식입니다. 지금 우리가 관통하고 있는 시기의 가장 문제는 상식이 사라진 인간 사회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까의 문제입니다. 진보와 보수의 상식이, 마을과 학교의 상식이, 그리고 은평자원순환센터를 둘러싸고 행정과 주민이 서로 다른 상식으로 각을 세우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 짧은 댓글에지능이 있는 사람이라면등의 표현에 대해 불편하다고 지적한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회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백지화를 요구하는 아르미님의 상식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지어야 하는 행정의 상식이 공존하는 사회입니다. 사정을 한발짝 떨어져 살펴보면 사실 누가 옳은지, 누가 그른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상식과 더불어 사라진 것이 하나 있네요. 바로 신뢰입니다. 이상 사람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의 손해가 공공의 이익으로 간다는 신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때만 하더라도 골목이 있었고, 골목을 중심으로 마을이 있었고, 마을 안에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관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국가 부도의 에서도 나왔듯 우리나라는 1997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IMF 구제를 신청했고, IMF 철저하게 대한민국을 금융 자본의 사냥터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IMF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 국민들로부터 모았던 금의 대부분이 부도덕한 금융 자본을 회생시키는데 사용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올해는 31 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눈여겨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슬로건이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켜 것은 지배 계급이 아니라 밑에서 착취를 당하던 민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민초들 사이에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쉬운 얘기는 아니지만, 필요한 얘기라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현학질을 하려는 의도는 조금밖에(?) 없습니다. 또한 신이 아니기에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처음에 말씀드렸던무조건법을 지키려는 행정과, 법과 무관하게무조건반대를 하고 있는 주민들 사이의 벌어져 있는 인식의 간극이 조금이나마 좁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본문에도 썼지만, 이전에 지하화로 추진하자고 했을 때도 이렇게까지 반대가 극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사이에 지축지구 입주라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휴먼 코미디라는 연극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러브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이 신문에서 학교 주변에서 영업하고 있는 러브호텔로 인해 아이들의 동심이 파괴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얘기합니다. “ 멀쩡히 장사하고 있는 러브호텔 주변에 학교를 짓고 지랄이야!” 반은 웃자고 드린 말씀입니다. 아시다시피 해당 부지는 2000년에 이미 도시계획법에 의해 폐기물 압축 시설 부지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만약 폐기물 압축 시설이 주거 밀집한 뉴타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했다면, 주변에 뉴타운 개발을 하지 말거나, 뉴타운을 짓기 전에 해당 부지의 용도를 변경했어야 합니다. 이것이 소위 법의 상식입니다. 그리고 제가 본문에도 썼듯, 이미 뉴타운, 그리고 지축지구 입주자들은 해당 부지에 자원 회수 시설이 지어진다는 것을 인지했고, 시장논리에 의해 납득할 있는 비용을 지불하고 입주를 하였습니다. 만약 모르셨다면, 그것은 행정의 책임이 아니라 아파트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취득함에 있어 조사를 게을리한 입주민들이 져야 책임입니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백지화를 요구하시는 분들은 명백히 인과관계의 오류를 범하고 계십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지나가다가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습니다. 그런데, 앞에 살고 있는 주민이 나와서 쓰레기를 치우려는 사람한테 쓰레기를 버렸냐고 따집니다. 그냥 따지는 아니라 인격 모독까지 하며 모멸감을 줍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아르미님이라면 복창 터질 아니겠습니까? 아르미님이 쓰셨던지능이 있는 사람이라면…”이라는 표현은 이럴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색 재활용 집하장의 이동 또한 구청장이 아니라 구청장과는 매우 무관한 2008, 이미 노재동 구청장 시절에 결정된 사항입니다. 하지만 또한 구청장을 공격하기 위한 논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논리에 자신의 유불리라는 감정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모든 구청장의 탓이라고 몰아 세웁니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부지의 지정, 은평뉴타운 지축 지구 개발, 수색 재활용 집하장 이동 등과 하등 연관이 없는 은평구청장에게 부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모함하고, 비난하고, 심지어 주민소환제를 실시하겠다고 협박을 합니다. 易地思之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얼마전에 이재오 의원이와이라노라는 개인 유투브 채널에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정말 분이 와이라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재오 의원의 주장, 그리고 은백투가 주장하는 문제점 중에 창릉천이 하천법 12조에 따른 홍수관리지역이라는 것은 명백한 가짜 뉴스입니다. 창릉천은 홍수관리구역이 아니며 과거에 범람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부터 20 전인 1998년의 일입니다. 아르미님의 주장대로라면 지금까지 홍수로 인해 범람했던 모든 지역은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도 홍수관리지역이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망원동이 그렇죠. 상습적 침수지역이었던 망원동은 작년 집중 호우 때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기사 링크, “[중부 '100 만의 물폭탄'] '水害 단골' 중랑천ㆍ망원동 피해 없었다)

저는개인적으로 광역자원순환센터 같은 재활용 시설을 오히려 주거 밀집지역에 그것도 지상에 지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천의 싸구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저는 경제적 여건만 된다면 그렇게 지어진 광역자원순환센터 바로 앞에 기꺼이 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진정 님비가 아니라 환경을 걱정하시는 분이라면 광역자원순환센터를 백지화가 아니라 지상에 지어달라고 요구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매번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자원순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있기 때문입니다. 하천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천 위를 덮으면, 하천의 환경은 진짜로 심각하게 파괴됩니다. 댓글에 님비로 몰리는 억울하다고 하셨던 같습니다. 님비가 아니라면 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 다른 입장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둘러싼 입장에는 고양시와 은평구, 그리고 고양시의 지축지구와 향동지구 입장이 가장 첨예한 입장입니다. 제가 본문에 인용한 부동산 투자 전문가의 말대로 은평뉴타운은 행정 구역상으로만 해당이 되지, 물리적으로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것이 은백투만 부정하고 있는 상식입니다.


현실을 열정이 난무한 주관이고,

학문은 영혼을 상실한 객관이다!


제가 사회학을 공부하며 쓰게 말입니다. 현실은 모두 열정만 난무한 주관에 갇혀 있습니다. 각자의 주관만 남았고, 모두를 관통하는 소위 상식은 사라졌습니다. 상식이 사라진 시대,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은입니다. 그래서 상식과 상식이 만나 논쟁이 벌어지고, 서로 합의가 안되면 우리는 마지막에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법대로 하자고자신의 주관적인 상식에 벗어난다고 법을 무시하고 싶으시다면 방법은 가지입니다.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법이 관할하는 지역을 벗어나거나, 아니면 자신만을 위해 법을 만들어 정치인을 뽑는 것입니다. 현재 법이 지정한 자원 재활용 시설은 혐오시설이 아닌 필요시설입니다. 그래서 소각장이나 음식물 처리장과는 다르게 환경 영향성 평가 항목 자체가 다릅니다. 아르미님이 아무리 집값에 영향을 주는 혐오시설이라고 주장하셔도 시대에 상식을 대체하고 있는 법에는 그렇게 되어 있질 않습니다. 공무원에게, 그리고 구청의 행정 수반인 구청장에게 나의 이익을 위해 법을 어기라고 요구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르미님은 제가 본문에 어떻게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광역자원순환센터 부지를 난지물재생센터나 수색 재활용 집하장으로 옮기는 것은 '어떻게(how)'가 아니라 '어디에(where)'의 문제입니다. , 스스로는 님비가 아니라고 주장하시지만, where how 생각하시는 순간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님비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어떻게 5W, 중에서도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where 상수로 인정하고, 현재 생각하고 계시는 환경의 문제, 교통의 문제, 그리고 집값의 문제를 해결할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은평뉴타운을 쓰레기장이라는 프레임으로 주장하시는 것은 은평뉴타운의 가치를 지키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광역자원순환센터 때문에 은평뉴타운이 쓰레기장이 된다면 전 그 쓰레기장에서 살아 보는 게 소원입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선은 없습니다. 누구나 최선을 주장한다면 우리 사회는 최악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광역자원순환센터 백지화는 지축지구를 위한 최선일 수는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광역자원순환센터가 지어진다고 해서 지축지구 입장에서 최악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최악이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축지구의 최선을 위해 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짓지 않는다면 결과는 우리 모두의 최악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성스런 댓글을 달아주신 아르미님께서 원하시는 답변을 드리지 못해 참으로 송구합니다. 잠시 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 이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다양한 입장에서 한번 살펴봐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 사회가 더이상 최악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Back2Analog


P.S.  글에 대한 논리적 반박은 얼마든지 수용하겠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비논리적 님비성 댓글은 승인하지 않겠습니다.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