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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버킷리스트

by Back2Analog 2022. 4. 18.

컴퓨터에 백업되어 있는 파일들을 정리하다 언제 작성했는지 알 수도 없는 버킷 리스트를 발견했다.

제목은 "35세 전에 꼭 해야 할 33가지!" 35세는 뭐고, 33가지는 또 뭘까? 지금 내 만 나이는 무려 53세다. 2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나는 과거의 버킷 리스트 중에서 몇 개나 도전을 했고, 또 몇 개나 이루었을까?

 

35세 전에 꼭 해야 할 33가지

01_ 3년에 한 번씩 새로운 전공 분야에 도전하기

★★★★☆

국어국문학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2018년 사회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교육학 박사과정을 하고 있으니 3년에 한 번은 아니지만, 도전은 어느 정도는 현재 진행형인 것 같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25년 동안 대략 10가지의 서로 다른 직업을 전전하며 살고 있으니… 5점 만점을 주고 싶지만 겸손의 의미로 4점만!

 

02_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 둘러보기

★★★☆☆

넘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으나 여전히 철들기를 거부하며 살고 있으니 5점 만점에 3점 정도는 줘도 되지 않을까?

 

03_ 아름다움에 대한 나만의 감각 기르기

☆☆☆☆☆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판단이 어렵다!

 

04_ '동물의 왕국'의 생존법 터득하기

☆☆☆☆☆

이게 도대체 뭔 말일까? 버킷 리스트를 작성할 당시 나는 이 사회를 '동물의 왕국'이라고 인식했던 것 같은데, 당최 전후 맥락을 알 수가 없다.

 

05_ 중요한 결정에 직관 사용하기

★★★☆☆

이 또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판단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3점 정도는...

 

06_ 세상을 읽는 나만의 더듬이 만들기

★★☆☆☆

지금 봐도 멋진 말이다. 나는 과거에도 멋졌었구나. ㅎ

 

07_ 감정을 조절하는 주문 만들기

★★★☆☆

따로 주문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최근 나는 큰 목소리로 화를 내는 대상 앞에서 오히려 기분이 차분해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08_ 집중력으로 종이에 구멍 내기

★☆☆☆☆

헐이다, 헐~

 

09_ 셜록 홈즈의 관찰력 익히기

★☆☆☆☆

이건... "흠~"으로 할까?

 

10_ 나만의 판단 기준 세우기

★★★☆☆

어느 정도는?

 

11_ 10번 찍어 안 넘어가면 11번 찍기

☆☆☆☆☆

그러다가 당뇨에 걸렸다. 과거엔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즐길 수 없는 것들을 피하며 살고 있다. 그때는 포기라는 말을 무시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 되는 건 그냥 빠르게 포기하는 편이다. 가치관이 변했달까?

 

12_ 양쪽 귀로 숨겨진 세상 보기

★★★★☆

내가 양시론(兩是論)를 지향했던 역사가 짧지 않다는 걸 느꼈다.

 

13_ 싫어하는 사람과 역할 바꿔 보기

★★★☆☆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도전인 것 같다.

 

14_ 남과 다른 인생 전략 세우기

★★★★☆

낭만백수로 살고 있으니 이 또한 어느 정도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15_ 결심한 것은 반드시 보여주기

☆☆☆☆☆

11번과 비슷한 것 같은데? 그때와 지금은 가치관이 변했다. 빵쩜!

 

16_ 자유자재로 2개 국어 이상 쓰기

☆☆☆☆☆∞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ㅠㅠ 마이너스 100점!

 

17_ 윈윈 게임 즐기기

★★★★☆

12번과 비슷한 내용으로 5점 만점에 4점을 주겠다!

토닭토닭…

 

18_ 위키노믹스 시대 적응하기

☆☆☆☆☆

2007년에 나온 "위키노믹스"라는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만든 버킷 리스트 같은데...

 

19_ 나만의 리더십 구축하기

☆☆☆☆☆

안타깝게도 지금은 생각의 무게중심이 리더십에서 멤버십으로 이동했다. 5점 만점에 빵쩜!

 

20_ 잘 빌려서 제대로 써보기

☆☆☆☆☆

당최 뭔 말인지...

 

21_ 하루에 5가지 반성하기

★★☆☆☆

1년에 5가지만 반성해도 성공한 삶 아닐까? 이땐 참 꿈이 야무졌구나.

 

22_ 내공, 외공, 경공 기르기

★☆☆☆☆

무협지에 빠져 있었나? 김용의 영웅문? 양재현의 열혈강호? 문정후의 용비불패?

지금도 여전히 연재 중인 열혈강호와 아비무쌍 등은 나의 최애 웹툰이다! 

 

23_ 주변 자원 활용법 익히기

☆☆☆☆☆

뭔 말일까? 여기서 말하는 주변 자원이 설마... 사람은 아니겠지?

 

24_ 가난을 벗기 위한 재테크 전략 세우기

☆☆☆☆☆

16번과 더불어 현재의 나를 가장 절망시키는 버킷 리스트이다.

 

25_ A4지에 100가지 고정관념 적어보기

★☆☆☆☆

조만간 도전해 봐야겠다.

 

26_ 세상에 없는 10가지 기획하기

★★★☆☆

이건 몇 가지는 이룬 거 같다. 은평구청에서 2010년 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를 제안했고, 2012년 당시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을과 학교가 교육 콘텐츠로 연계하는 정책을 추진했고, 그리고 2013년 구산동 도서관 마을을 제안해 지금 잘 운영되고 있으니... 자잘한 것까지 합치면 더 꼽을 수 있겠지만,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5점 만점에 3점만 주겠다.

 

27_ 단식으로 의지력 시험하기

★★★★☆

단식까지는 아니지만 당뇨 판정 3개월 만에 인슐린 끊고, 대략 5개월 만에 17Kg을 뺐으니, 의지력은 괜찮은 편 아닐까?

 

28_ 난 할 수 있다고 최면 걸기

☆☆☆☆☆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29_ 참을 인자 3개로 화 면하기

★★★★☆

매일 죽겠다고 난리 치던 사춘기 딸을 성년까지 키워 놓았으니 4점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을까?

 

30_ 죽음만큼 강한 사랑해 보기

★★★★★

결혼 전이었나? 결혼 후에 만든 버킷 리스트라면 이혼 각인데?

어쨌든 이건 별 다섯 개를 해 놔야 후환이 없을 것 같다.

 

31_ 인맥 통장 만들기

☆☆☆☆☆

천박하게 사람과의 소중한 관계를 통장에 비유했었구나. 부끄럽다.

 

32_ 기본적인 소통력 갖추기

★☆☆☆☆

과유불급(過猶不及)!!! 소통에 대한 노력이 지나쳐 말만 많아졌다. 묵언수행만이 답이다!

 

33_ 한 번쯤 무작정 모험하기

★★★☆☆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우리의 인생 자체가 작정할 수 없는 모험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