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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시대 진단

니클라스 루만이 말하는 소통에 대하여...

by Back2Analog 2017. 7. 5.



너는 생각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말할 뿐이다. 그리고 네가 말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나는 이해한다. 여기서 너의 의도(정보)와 너의 말(통지)을 구별하는 나의 이해가 너의 의식 속에 있는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나는 그런 이해에 기초하여 다시 너에게 내가 생각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말하며, 앞서와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은 서로가 말한 것을 추리(이해)하면서 그 말 속에 들어있는 기대에 맞추어 나감(기대 구조 형성)을 통해서만 지속될 수 있다. 때로는 나의 의도와는 다른 말도 해야 하며 너의 말 속에 들어있는 오해를 묵인하기도 해야 한다. 말하는 과정에서 딴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 생각의 일치에 우리가 도달해보자고 합의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일치를 확인할 길은 없으며 합의를 지키자는 약속은 소통의 실재일 뿐 의식의 실재는 아니다. 서로 약속을 지킨다고 해도 진심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진심이라고 각자 생각하거나 진심이라고 서로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정성훈, 루만(N. Luhmann)과 하버마스(J. Habermas)의 대립구도에 관한 하나의 이해 중에서...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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