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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근대교육의 종말

교육부는 기껏 생각해 낸 것이 또 ‘공모’인가?

by Back2Analog 2018. 5. 9.

교육부는 기껏 생각해 것이 공모인가?

온종일 돌봄 선도사업, 10 시・군・구 공모 대한 비판!

 

교육부는 지난 5 3일, 보도자료를 통해 3년간 80억원의 예산으로 226 시・군・구 10개의 온종일 돌봄 선도사업 시・군・구를 공모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 하나인온종일 돌봄 추진하기 위해 관계 부처뿐만 아니라, 여러 지자체들과도 협의를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결과는 과거와 다름 없는 공모 방식을 내 놓은 것이다.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가장 쉽고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거나 확산시킬 있는 방법은 자신의 기준으로 없는 자들을 세우는 것이다. 

빵 먹고 싶은 사람은 내 앞에 줄 서, 근데 빵이 10개 밖에 없어!

 

민선 5, 6 지자체는 정부의 무능으로 빚어진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과 협력해 다양한 창의적인 실험들을 추진해 왔다

대책 없는 도시개발로 주민들의 정주권이 위협받을 지자체는 도시재생으로 주민들의 정주권을 지켜왔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지자체 예산 편성에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제는 이제 확산을 넘어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확장된 주민들의 참여는 자치분권의 중요한 토대이다. 주민들의 참여가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믿고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게 권한을 이양하겠는가!

 

이미 226개의 지자체는 부족한 예산으로 각자의 처지에 맞게 다양한 돌봄 정책을 추진하고 있. 대표적인 정책  하나가 바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혁신교육지구이다. 혁신교육지구는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그리고 마을과 학교가 칸막이를 넘어 협력하고 있고,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마을교육공동체의 성장을 위한 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민선 5, 6 전국의 지자체가 이루어낸 성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공모를 통해 지자체를 세우고 서로를 협력이 아닌 경쟁의 대상으로 내몰고 있다하여 나는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온종일 돌봄 선도 사업을 다음의 가지 관점에서 비판하고자 한다.

 

첫째, 돌봄을 교육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행위를 비판한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학교 교육을 말한다. 이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만들어 합의이다. 소위 교육 전문가의 전문성은 주로 자신의 전문 영역인 교육의 특수성과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작동해 왔다. 교육 문제를 해결할 있는 자격과 권한은 오직 교육 전문가들에게 있고, 모든 교육 문제의 원인은 비교육적 잣대로 교육을 재단하는 사회의 탓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교육에 대한 전문성의 부재로 인해 빈약한 상상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비전문가들은 눈에 보이는 학교를 통해서만 교육을 인식한다. 이러한 전문성과 비전문성의 합의가 만들어 것이 바로 학교 교육 중심의 대한민국 교육이다. 이럴거면 교육부는 학교 교육부로, 교육청은 학교 교육청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맞다

대한민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부가 해야할 일은 교육의 범위를 학교에서 학교 밖으로, 교육의 기간을 학령기에서 연령대로 확대하는 것이다. 교육부의 온종일 돌봄 선도사업 이면에는 엄연한 교육의 영역인 돌봄을 교육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은 지자체들이 어렵게 추진해 왔던 다양한 교육 실험을 교육부가 과거로 역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둘째, 돌봄을 성장이 아닌 선발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행위를 비판한다!

근대교육이 가지고 있는 가장 장점과 한계는 바로 선발이다. 선발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변별해 왔지만, 반면 선발에서 제외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선발 이전의 교육은 사회화(=성장)였. 즉, 중세에는 지배계급인 귀족을 교육을 통해 선발하지 않았다. 산업자본주의의 성장과정에서 선발 중심의 교육이 기여해 왔던 점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선발 교육이 가지고 있는 긍정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성장 없는 과도한 선발이 아동・청소년의 성장, 시민의 성장, 국가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선발에만 치우쳐 있는 교육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보완할 있는 것이 바로 교육의 성장 기능이다. 교육부는 자신이 정한 기준으로 지자체를 세우고, 중에서 10 지자체를 골라내는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성 맞게 각자의 돌봄 생태계를 구축할 있도록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백년지대계인 교육의 중요한 축이 될 온종일 돌봄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에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 첫째,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이 칸막이를 넘어 협력하고 있는 혁신교육지구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 둘째, 마을과 학교가 협력하고, 교육과 돌봄이 통합하는 지자체 단위의 마을교육생태계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 
  • 셋째, 교육부는 하향식 경쟁 공모를 지양하고, 지자체 민과 관의 합의를 존중하는 상향식 정책 추진을 지향해야 한다. 

@back2ana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