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의 분화...


정치권이든, 행정가든 소위 우리나라의 네임드 중 최초로 마을공동체의 중요성을 제기한 사람은 바로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아니, 마을공동체를 주창하던 많은 사람들 중, 박원순씨가 서울시장이 되면서 네임드가 된 것일 수도 있고, 재야에서 조용히 시민운동을 해 오던 박시장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똥물을 뒤집어 쓸 각오를 하고 정치권에 뛰어들어 네임드가 된 것일 수도 있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박시장이 마을공동체를 앞세워 천하를 도모하려는 웅대한 뜻을 품은 유비라면, 성미산의 유창복은 제갈공명이고, 박시장으로 인해 물을 만난 시민사회는 모두 관우고, 장비고, 조자룡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어 온 나라이고, 그 나라에서 채 시민이 되지 못한 국민들은 공동체가 주는 구질구질함보다 분리와 소비가 주는 안락함과 달콤함에 빠져 인간이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 또한 빠르게 망각해 왔다.
아무튼 박시장으로 인해 간디가 무려 1세기 전에 부르짖었던 마을공동체 바람이 뒤늦게 대한민국에서도 불기 시작했다. 그만큼 마을과 공동체라는 것이 인간사회에서 기본적인 가치이기 때문이거나,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절박했기 때문이거나... 

문제는 역시 대한민국 답게 마을공동체가 반공동체적인 전문성으로 평화롭게 찢어발겨지고 있다는 것? 그것도 밥그릇이라고... 쫌 멕힌다 싶으니 이른바 마을공동체를 둘러싼 진영의 분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모습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기득권이 충만한 자의 눈에 얼마나 같잖아 보일지를 생각하면 쪽팔림에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애초부터 마을공동체가 빅텐트가 아닌 플랫폼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니 텐트 사이를 떠돌던 돼지들이 플랫폼을 그냥 그런 텐트로 보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로 완장을 찬 또라이들이 마을공동체라는 큼지막한 텐트를 쳐 놓고 그 입구에서 성골과 진골을 가려 왔는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유사 브랜드의 마을공동체가 하나씩 생겨나고 있으니... 이른바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찢어진 텐트가 그 중 하나요, 복지와 의료가 만나 영어 간판으로 내 건 커뮤니티 케어가 다른 하나다. 나는 여전히 텐트와 텐트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배제의 길을 걷고 있는 이방인이고...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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