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조국 사퇴로 끝나나?

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말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일까?” 싶을 정도로 조국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지속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의 문제를 쉽게 조국 일가라는 가족에게 전가하며 분노했고, 또 누군가는 느슨한 연대에 비해 과분한 결과였던 지난 촛불혁명의 한계를 깨닫고 서초동으로 가 오랜만에 촛불을 들기도 했다. 나처럼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사람도 적지 않았던 것 같고…

지금까지 조국 사태(?)와 관련해 적지 않은 글을 배설했던 사람으로서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그냥 넘기는 것은 또 다른 무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간을 쪼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조국 장관의 사퇴로 인해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조국은 왜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정했을까? 가장 첫 번째로 의심되는 것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다. 리얼미터는 지난 11일 YTN이 의뢰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정당 지지율을 발표했다. 결과는 더민주와 자한당의 지지율 격차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소인 0.9%를 기록한 것!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더민주에 적색 신호가 켜졌다. 추이로 보면 역전도 가능할 기세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가장 손쉽게 사용하는 위기 탈출 전략이 바로 꼬리 자르기다. 더민주는 작금의 결과가 자신의 무능함 때문이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조국이라는 꼬리를 자르면 쉽게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예언 하나 하겠다. 더민주는 적어도 문재인 정부 이후 가장 큰 악수를 두었다. 지금까지 더민주의 지지율을 견인해 온 것은 더민주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더민주는 지금까지 악수가 아니라 아예 착수 자체를 하지 않았다.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이 있다. 더민주는 최악의 수를 던졌고, 바야흐로 검찰 개혁의 칼끝이 정치 개혁으로 향할 수도 있다.


첫 번째가 총선을 앞둔 정당의 관점이라면 두 번째는 진보와 보수라는 신념을 둘러싼 진영의 관점에서 살펴보겠다. 강남좌파를 대표하는 조국은 기계적 평등과 당위적 신념을 주장해 왔던 소위 진보 진영 입장에서 보면 딱히 먹기 좋은 감자는 아닐 수도 있다. 그 지점을 보수 기득권 층은 정확히 꿰뚫었다. 검찰 개혁이라는 목표를 위해 조국이라는 칼을 쓰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 칼이 검찰이라는 권력을 베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하다고 물고 늘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박탈감을 느끼는 세대는 바로 2030이다. 586은 신념이 실력이던 시대를 살았던 세대다. 그 시대는 신념이 실력보다 더 중요하던 시대이기도 했고, 다행히 경제가 수직 상승을 하던 때라 실력이 없어도 먹고사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2030은 아니다. 신념 따위보다는 실력이 중요한 시대에 경쟁적으로 내 팽개쳐졌고, 그런 시대를 만들도록 의도했거나 방치했던 세대가 바로 지금 권력을 쥐고 있는 잘난 586이다. 그들은 우리가 대학시절 변절한 4・19 세대를 비난했던 것보다 더한 분노의 감정으로 기성세대를 바라보고 있다.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검찰, 언론, 보수의 카르텔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겼을 때와 똑같은 방법으로 조국의 딸을 겨냥했다. 가짜뉴스를 등에 엎고 조국의 딸 조민은 ‘돈도 실력’이라고 말해 국민들의 분노를 샀던 정유라와 동급, 아니 그 이하로 떨어졌다. 기계적 평등을 주장해 온 진보의 칼날이 자신의 아킬레스 건을 향한 것이다. 이 논리는 얼마 전 썼던 “불평등에서 벗어나기”를 참조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구체적 연대를 보여준 서초동 촛불의 관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던 광화문 촛불은 느슨한 연대의 결과였다. 그 연대가 느슨하지 않고 견고했다면, 그리고 그 견고한 연대와 연대 사이에 가치 투쟁이 벌어졌다면 박근혜의 탄핵은 오히려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광화문 촛불의 느슨한 연대가 바라는 것은 두 가지였다. 21세기 대한민국을 5천 년 샤머니즘 국가로 전락시킨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할 것, 그리고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눈 감아 왔던 대한민국의 다양한 적폐를 청산할 것! 촛불시민은 첫 번째 과제는 이루었지만, 불행하게도 두 번째 과제는 이루지 못한 채 촛불을 내려놓고 각자가 살고 있던 안락한 적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문제 해결이라는 대한민국의 핵심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뛰었고, 적지 않은 성과를 이루었다. 진인사대천명… 현재 북미 관계 해결의 열쇠는 북미 당사자에게 넘어갔다.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은 마음속 깊이 새겨두었던 적폐 청산의 첫 번째 과제로 검찰 개혁을 들고 나왔다. 개도 자신의 먹이에 손을 대면 주인에게 으르렁대는 법이다. 하물며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인 검찰이 자기가 누려왔던 권력을 순순이 내어놓을 리 없다. 검찰과 그 검찰에 약점을 잡혔거나 기생해 온 언론, 그리고 기득권 세력의 강력한 카르텔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전세를 뒤집지 않으면 달콤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이 그들을 배수진으로 내 몰았다. 마치 자신의 탐욕을 위해 사기꾼인 것을 알면서도 이명박에게 투표했던 과거의 반복… 서초동 촛불은 노무현 대통령을 자살로 내 몰았던 당위적 진보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깨어있는 시민의 상식적인 행동이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그 갈림길이 그저 다른 길이 아니라 적폐 청산을 넘어 미래로 가는 길과 다시 암울한 과거로 회귀하는 길로 보이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그 길을 가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절박한 과제가 있다. 바로 직접 민주주의 시대에 확장된 개인의 정보 능력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이다. 우리는 심지어 언론도 대놓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은 필자가 쓴 5부작 가짜뉴스에서 벗어나기 편을 참조하기 바란다. (@back2analog)


1. 가짜뉴스의 정의 (https://brunch.co.kr/@back2analog/6)

2. 가짜뉴스의 원인 (https://brunch.co.kr/@back2analog/7)

3. 가짜뉴스의 폐해 (https://brunch.co.kr/@back2analog/8)

4. 가짜뉴스의 극복 (https://brunch.co.kr/@back2analog/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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