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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익숙함과의 투쟁이다. 얼마전 출근 카플을 하고 있는 한 청년과 작은 논쟁이 있었다. 일정 시간 동안 강제적으로 폐쇄된 공간 안에 있어야 하는 카플은 건강한 논쟁을 하기에 나쁘지 않은 장소다. 차를 태워주는 사람이 갑질을 하지 않고, 차를 얻어타는 사람이 갑질의 위계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그건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일단 접어 두고...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인정해온 것과 다르지 않은 경험으로 우리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불편한 감정을 가져 왔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불편하다고 매도하면 익숙하다는 단어가 다소 억울할 수 있다. 난... 다른 건 몰라도 억울한 상황을 잘 참지 못하는 편이다. 갑자기 ‘억울함’이라는 단어에 빠지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만, 오늘의 주제는 ‘익숙함’과 ‘불편.. 2018. 9. 8.
전문성의 밥그릇... 전문가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시민들은 대체로 무지하거나 무관심하다. 만약 시민이 상식에 기초해 전문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대부분의 전문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며 선을 긋는다. 그 전문성의 분야가 ‘교육’이든, 정치든, 경제든… “교육체계의 자기서술, 즉 교육의 성찰이론인 교육학에게 교육은 ‘모든’ 것이다. 교육의 오로지 교육의 관점에서, 경제는 오로지 시장의 관점, 정치는 오로지 정치의 관점에서 다른 체계(전문성?)들을 살핀다. 예컨대 정치 체계가 ‘민주시민을 충분히 양성하지 못했다.’고, 경제 체계가 ‘기업이 요구하는 소양을 충분히 양성하지 못했다.’고 교육을 비난할 때 교육 체계의 답변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교육은 비교육적 잣대로 교육을 재단하지 말라고 요구한다(전상진•김.. 2018. 9. 6.
교육부장관에게 필요한 것이 교육의 전문성일까, 시민의 상식일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지난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뿐만 아니라 교육감도 시민이 직접투표로 선출했다. 이를 두고 교육자치가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인정하고, 확대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교육감을 뽑는다면 모를까, 시민이 직접 교육감을 선출하는 교육자치는 오히려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시민의 상식에 맞게 해체하는 것에 더 가깝다.일반자치는 오랫동안 시민의 요구와 무관하게 작동되어 온 일반행정의 전문성이 시민의 상식에 맞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일반행정의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민의 대표를 투표로 선출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육자치는 시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한 교육감이 시민의 상식과 어긋나고 있는 교육행정의 방.. 2018. 9. 4.
6분 동안 세계를 침묵시킨 소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에서 열린 리우회의에서 12살의 나이로 환경파괴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판하는 Severn Cullis-Suzuki의 연설... 부끄러움을 간직하기 위해 여기 올리다... "저는 12살 환경 어린이 연합에서 온 세브란 스즈키 입니다. 우리는 12살-13살의 세상에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어린이들입니다. 우리는 이곳 유엔환경회의에 오기 위해서 우리의 돈을 스스로 모아 5000마일을 날아서 왔습니다. 오늘 이자리에 서서 저는 어떤 특별한 아젠다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미래를 위해 싸울 뿐입니다. 우리가 환경을 잃는 것은, 선거에서 지는 것이나, 주식시장에서 주식 몇포인트를 잃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지금 한 어린이일 뿐이며, 저는 모.. 2018. 9. 3.
통찰과 혁신의 배신 한때 지인들의 PC를 조립해 주기 위해 용산을 제집처럼 드나들던 적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언젠가 인텔에서 CPU 소켓을 두 종류로 생산하면서 메인보드와 CPU 궁합 맞추는 게 어려워졌고, 램도 30핀, 72핀을 넘어 DDR2, 3, 4로 진화하면서 램 소켓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뿐만아니라 조립 PC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파워,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케이스 등 PC 하나를 조립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 감당하기 싫을 정도가 되자... 조립된 PC를 주문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 난 더이상 PC 조립을 안하게 되었다. 난 혁신을 수면 아래 잠자고 있는 인간의 욕망을 건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수, 맑수에 이어 잡수까지... (모두 ‘수’자 돌림이네.... 2018. 9. 2.
우리 시대 가장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은? ​ 단연 스마트폰이다. 내가 애플빠이긴 하지만, 솔직히 잡스빠는 아니다. (그게... 그건가?) 잡스는 인류에게 통제 불가능한 판도라의 상자를 던져주고 무책임하게 떠났다. 어쩌면 더이상 구질구질하게 관계에 매달리지 않아도 모든 걸 소비로 대체할 수 있는 말기 자본주의시대인 현재에 스마트폰은 판도라의 상자보다 더 치명적일지 모른다. 난 현재 TV를 통해 드라마를 소비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예전에 난 매 시기 적어도 하나의 드라마엔 심취해 있었다. 하나의 드라마가 종영되고 나면 그 드라마가 남겨놓은 세계관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이제 어떤 드라마를 볼까 가슴 설레며 고민했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그것도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보기로 완주한 드라마는 “슬기로운 깜방생활”이 고작이다. 신문이 포털의 링크를 기.. 2018. 8. 12.
만나고, 인정하고, 합의하는 협치!!! ​한낱 ‘인간의 입장’에 ‘신적 가치’를 덧씌워 ‘인정’과 ‘합의’의 과정 없이 일방향으로 ‘주장’하거나 그 주장을 ‘관철’시키는 협치는 ‘협치’가 아닐뿐만 아니라, 그 상황을 납득하지 못한 다른 ‘입장’의 불만을 축적하여 장차 의도치 않은, 나아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역설적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모든 현상은 그러한 역설의 결과일지 모른다. 1. 협치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입장과 일단, 무작정, 그리고 무조건 만나는 것이다. 만나기 싫다고? 그럼 나만 손해다. 그렇다고 나와 다른 그 입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협치는 입장의 차이를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분리, 배척하는 것에 더 익숙한, 소위 진보들이 활동하기에 애초부터 불리한 운동장이었는.. 2018. 8. 8.
과정과 결과... 어찌 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갈등은 과정과 결과가 서로 어긋나면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과정을 살펴보면 그 과정의 시간적, 필연적 축적물인 결과를 어느정도 납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군(악)대에 있을 때... 하루는 급하게 악보 사보를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지휘를 하는 교육계가 열이 받아 연주회 악보를 하루만에 모두 만들어 내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원래는 방위병에게 복사를 부탁하지만, 방위병은 이미 퇴근한 상태... 난 드럼 파트 쫄병(표준어는 후임병)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 했다. 그 당시 내 쫄병은 3명이었고, 사실 바로 밑 쫄병만 똘똘했다면, 난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아도 될 짬밥(=군에서의 위치?)이었다. 바로 밑 쫄병은 악보 사보에 재능(?)이 없어 신병 때부터 악보사보를 열외시켜 .. 2018. 8. 5.
이 폭염은... 이 폭염은... 자연이 아닌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자연은 이 폭염에 적응하지 않고 저항하는 인간들을 장차 더 강력한 폭염으로 응징할 것이다. 언젠가부터 인간들은 소수가 점유하고 있는 큰 기득권과는 싸우면서도, 큰 기득권이 만들어 준 작은 기득권 따위는 누려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냉기를 뿜어주는 에어컨의 상쾌함... 자가용이 주는 이동의 편리함... 아파트가 제공해 준 분리의 안락함... 모두 큰 기득권인 대자본이 선사한 마치 독약과도 같은 선물 아니던가!이 사회의 구조가 파편이 되어 산산이 흩어지기 전까지 인간은 결코 자신이 누리고 있는 작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포기와, 나의 양보가 공공이 아닌 누군가의 사익이 된다는 사실을 뼈 속 깊이 경험을 통해 각인했기 때문이다. 정치.. 2018. 8. 2.
절박함을 감추는 훈련... 모두가 자신이 처한 삶에 절박함을 느낀다. 그 절박함에 평균 따위는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내 손톱 밑에 가시가 박히지 않았으면 모르되, 모두의 손톱 밑에 ‘절박’이라는 가시가 박혀 있고, 모두 내 손톱 밑에 박힌 가시가 주는 통증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그 가시가 주는 통증은 모두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손톱 깊숙히, 어떤 사람은 손톱 끝에 가시가 살짝 걸쳐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고통의 크기는 모두 100이다. 평균(고통의 절대적 수치?)적인 고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네 손에 박힌 가시는 나보다 안 아플 거 같은데? 내 손에 있는 가시 좀 먼저 빼 주면 안될까?”여기에 보이지 않는 권력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다. 진짜 아픈 건 사회적 약자... .. 2018. 8. 2.
대한민국 정치의 자살... The winner takes it all. The loser has to fall. ABBA, The winner takes it all 중에서... 한국 정치는 잔혹한 승자독식, 패자폭망의 구조이다.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니 정치에 발을 들인 순간, 아무리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도 승자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게 된다. 애초부터 청렴이 불가능한 구조이다. 그렇다고 승자가 행복하냐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대한민국에서 정치는 진흙탕 싸움이다. 승자나 패자나 진흙을 묻히지 않고는 정치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진흙이 묻었다며 더럽다고 비난한다. 그나마 진흙탕은 냄새라도 안 나지... 이미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은 정치의 무대인 진흙탕에 의도적으로 똥물을 섞는다. “냄새 나지.. 2018. 7. 24.
선한 단어로 포장된 악한 의도, “돌봄” 언젠가부터 돌봄이라는 단어가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단어 자체는 참 따뜻하고 선한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은데... 돌봄이 문제일까, 아니면 내가 문제일까?난 이러한 인지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해 흔히 다음과 같은 태도를 취한다. 먼저 최대한 객관적으로 불편한 대상을 살핀다. 그러고 난 후 불편하게 생각하는 나를 의심한다. 먼저, 내가 왜 ‘돌봄’이라는 단어를 불편하게 생각하는지 살펴 보았다. 첫 번째, 교육(敎育)의 관점에서...교육이 포괄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교육을 단어 그대로 설명하면 가르치고(敎), 기르는(育) 것이다. 앗! 벌써 답을 찾은 것 같다. 교육의 개념 안에는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기르는 행위 즉, 돌봄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돌봄’을 강조하는 행위에서 돌봄을 .. 2018.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