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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동 음악 다방

나의 기타 정착기... 1

by Back2Analog 2014. 8. 13.

※ 본 포스팅은 제가 활동하고 있는 기타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열무아찌입니다.

최근 1년 간… 지난 30년 동안 하지 않았던 기타 여행을 잠깐… 해 보았습니다. 

사실 여행이라고 말씀드리기도 뭣하네요. ^^ 소리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시작한 여행이라기 보다는 그냥 저 혼자 기타를 찾아 헤메는 길이었고, 어찌어찌… 제가 평생 가지고 가야 할(?) 기타를 만났기에 여행기가 아닌 정착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기타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그냥 비하인드 에피소드?


연재는 총 11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한꺼번에 여러 회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4회까지만 올리겠습니다. 


막짤 1) 이 기타는 작은형의 클래식 기타였던 것 갈습니다.





1. 내 인생의 첫 기타, 만원 짜리 세고비아 D바디 (1985년)

저는 혜화동에 있는 경신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즈음… 대학로라는 것이 생겼죠. 

주말마다 교통을 통제하고 각종 문화행사를 열었는데, 말이 대학로지… 대학생들 보다는 중, 고삐리의 해방구였다는…

아무튼… 고등학교 1학년 어느 토요일날 친구녀석이 학교에 기타를 가지고 왔습니다. 

뭐 4교시가 끝나면 기타를 메고 대학로로 나가 놀 생각이었겠죠. ㅎㅎ 

그 친구가 쉬는 시간에 기타를 꺼내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의 한 소절을 쳤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제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전… 음악은 그저 듣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감히 연주를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날 이후… 전 돈을 모아 어찌어찌 만원짜리 세고비아 중고기타를 샀습니다. 

처음엔 부모님께 들킬까봐 친구네 집에 갖다 놓고 몰래몰래 쳤지요. 

그래서 전… 꽤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당시 국민 입문곡이었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대신 

‘Stairway to Heaven’으로 기타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고딩들이 유흥비 마련을 위해 일일찻집을 여는 일이 많았는데, 

한 번은 그 자리에 가수로 초대를 받아 이 노래로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었다는… 

believe or, not!

막짤 2) 이 기타를 아직도 가지고 있었다면 골동품 대접을 받았을텐데... 




2. 도둑 맞은 음치 할로우 바디 (1988년)

전 공부를 그닥 잘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재수를 해서 겨우 대학에 들어갔지요.

제가 고된 재수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학에 들어가야 할 3가지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벗째… 그 당시 캠퍼스 드라마에서 자주 나왔던… 잔디밭에서 ‘여자 다리 베고 누워 책읽기’가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두번째…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세번째… 대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는 특권이 있었던… 지금 생각하면 진짜 특권이죠. 

노래 잘하는 것과 대학생이 무슨 상관이라고… 대학가요제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암튼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대학 밴드 동아리에 가입했죠. 

그러면서 사게 된 게 일렉 (세미?)할로우 바디였습니다. 물론 중고로… 

근데 이 놈이 음정이 묘하게 안 맞아서… 이래저래 연구를 하던 차에 옥타브 피치가 안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저에게 그런 교훈을 준 기타는 그만 합주실에서 도둑을 맞고 말았습니다. 

도둑 맞은 다음날… 연습할 기타가 없어 가지고 간 만원짜리 세고비아 기타 역시 도둑이 가지고 갔습니다. 

이틀 연속 합주실을 털 생각을 하다니… 지금 생각하면 참 대담한 도둑이었다는…


3. 후배들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이름 모를 오베이션 (1989년)

대학 1년 때인가? 형들을 따라 여름방학 때 아르바이트로 노가다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당시 노가다는 다른 그 어떤 아르바이트보다 고임금이었습니다. 

하루 일당이 14,000원… 어쩌다 일이 많아 6시를 넘기면 반품(7,000원)을, 9시를 넘기면 한품(14,000원)을 더 벌었죠. 

그 당시 제 한 달 용돈이 책값, 교통비, 식비 모두 포함해서 5만원이었으니 얼마나 고임금이었는지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노가다를 해서 번 돈으로 낙원상가에서 처음으로 새 기타를 샀습니다. 

그 당시에는 오베이션 모양의 기타가 유행이었는데, 아마 국산 오베이션이었던 거 같은데… 픽업도 달린 꽤 좋은 기타였습니다. 

심지어 케이스도 하드케이스였다는… 하루는 기타를 꺼내다가 하드케이스가 닫히면서 상판을 찍었는데… 아시죠? 그 기분? ㅠㅠ

그 기타는 군대에 가면서 제가 만든 노래패 후배들한테 잠시 맡기고 갔습니다. 

제대 후 그 기타를 찾으니… 넥이 뿌러진 상태로 과방 구석에 방치되어 있더군요. ㅠㅠ


막짤 3) 저에게도 전성기는 있었습니다. ^^




4. 솔리드와의 첫 만남 성음 'Crafter'

제대 후 기타를 사러 낙원에 갔습니다. 

당시 낙원에는 제가 잘 가는 단골 악기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거 같던데… 필드악기사라고… 

군대 가기 전까지 아마 족히 50명은 넘게 지인들을 그 악기사에 소개시켜 줬던 거 같습니다. 

때문에 전 낙원을 지나갈 때면 그 악기사에 들러 피크나 카포 등을 꽁짜로 얻어오곤 했었죠. ㅎㅎ 

제대 후에 갔더니 악기사는 있는데, 아마 주인이 바뀌어 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암튼 거기서 기타를 사려고 하는데… 그때까지 제 머리 속에 기타 브랜드는 세고비아 아니면… 세종 수제기타였는데… 

크래프터를 추천해 주시더군요. 상판이 합판이 아니라 솔리드라 소리가 다르다며… 

그때 전 합판기타와 솔리드 기타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대략 30만원쯤 주고 산 그 기타는 결혼식 축가를 불러준 선물(댓가?)로 또다시 그 전에 제 기타를 뽀솨먹은 그 후배들에게 기증… ㅎㅎ


막짤 4) 무심코 찍은 사진의 제 손모양을 자알 관찰해 보세요. ㅎㅎ


@back2analog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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