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문화+교육/시대 진단

바루스!

by Back2Analog 2015. 6. 5.


“바루스”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주인공 파즈와 시타가 라퓨타를 파괴하기 위해 외운 멸망의 주문이다.
“메르스”라는 단어를 처음 언론에서 접했을 때 난 라퓨타에서 나왔던 멸망의 주문인 ‘바루스’가 떠올라 픽 웃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서 이윤에 눈이 먼 대한민국의 천민자본주의는 메르스를 멸망의 주문인 바루스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의 세월호 사건 대응 때도 어렴풋이 느꼈지만, 현재 모든 사건에 대한 대한민국의 대응 논리는 다분히 ‘자본’적이다.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환자 치료 병원 비공개의 명분으로 국민의 혼란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금은 그러한 대책이 메르스 확산 방지로 인한 더 큰 국민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정보 비공개를 주장하는 한 전문가의 논지는 이렇다. 병원이 공개되면 현재 그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물론 그 중에는 중증환자도 있을 것이다.)들이 병원이송을 요구할 것이고, 그 병원은 찾는 환자도 줄어들 것이므로 그 병원이 입을 경영상의 손해를 누가 책임지냐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말인가, 막걸리인가!
몇몇 병원이 입을 경영상의 손해가 메리스 확산으로 인한 국민의 공포와 국가적인 피해(관광산업을 넘어 수출분야에도 적신호가 예상되고 있다.)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인가?
작년 세월호 사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건에 대한 대응 동영상이 SNS를 통해 널리 퍼졌었다. 기름 유출 사건 대응 방안을 놓고 다양한 한계를 늘어놓는 장관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힘 주어 한 한마디는 “목표를 분명히 하라!” 였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라고 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대응하는 대한민국의 목표는 무엇인가? 아니, 무엇이어야 하는가? 병원의 경영 보호인가?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인가? 아니면 무능력한 정부를 은폐하는 것인가? 목표는 당연히 메르스 확산 방지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눈 앞의 혼란과 불이익이 발생하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제발!!! 목표를 분명히 해라!

@back2ana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