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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근대교육의 종말

똥이 무서워서... 여기다 올린다!


9 29, 양천에서 열렸던 7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실무협의회

서울시의  관계자는 지역의 혁신교육지구 상황을 레이다로 모두 포착하고 있으니 평가   드러날 것이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고, 마포구청의  주무관은 혁신교육지구의 위기 극복 사례를 발표하며 행정에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겠다는 겸허한 목표를 이야기 했다. 

불현듯 대학때 기억이 떠올랐다… 1993 제대 , 소위 서태지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후배들은  처럼 선배들이 하늘 색깔이 노르스름하다고 얘기하면 그대로 믿는 그런 세대가 아니었다. 빡시게 학생운동을 하다가 군대를 갔다  선배들은 도서관에 틀어 박혀 자신과는 다른 방식의 운동을 하고 있는 후배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내가 만난 신세대 후배들은 선배의 우월한 생각에 아무 생각없이 동화되어 외부 환경이 변하면 철저한 소시민으로 전락하는 비겁한 세대도, 그나마도 못되면 자신에게만 관대한 당위와 가치의 화신이 되는 그런 꽉 막힌 세대도 아니었다. 그들은 선배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말했으며,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가치를 자신의 삶과 통합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고민하는 그런 세대였다.

1994년이었나? 한번은 4.19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교문을 나서는데, 총여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후배가 바쁘게 학교로 올라왔다. 

"너 마라톤 안 뛰어?"

"어, 오빠... 나 후배랑 한 약속을 깜박하고 마라톤 참가하려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야."

마치 유시진이 CIA 작전을 무시하고 강모연을 구하러 갔듯, 총여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그 후배는 세월이 지나 의미만 남아 있는 4.19 마라톤에 참여하는 것 보다 한 명의 후배와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거버넌스는 우월한 1 열등한 1 흡수해 우월한 1 남는 것이 아니기도 하지만, 스스로 자신이 우월한 1이라고 생각하는 가치판단의 오만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면 굳이 거버넌스를  이유가 없다.  우월함을 가지고 사회가 어찌되든 혼자서 자신의 길을 가 그뿐이다. 하지만 협치라는 미명 하에 자신의 가치를 우월의 위치에 올려놓고, 다른 모든 가치를 열등하다고 여기는 오만함을 가진 사람은 감히 협치라는 말을 입에 올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거버넌스란 스스로 열등하고 느끼는 1 다른 열등한 1 만나 서로가 가진 열등을 보완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탑다운이 하나의 거대한 관성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수평적 거버넌스 보다 수직적 거버넌스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하향식 정책 추진의 관성을 극복하고 상향식 정책 추진이라는 혁신을  요량이면, 중앙에 있는 관계자는 자신의 뿌리인 현장의 모습 앞에서  겸손해  필요가 있다. 반대로 다양한 정책적 변수와 싸우고 있는 현장 담당자는 지금보다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back2ana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