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344

우연한 만남 병원에 왔다가 우연히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 녀석을 만났다. 이 녀석을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장소에서 이렇게 만난 게 벌써 네번째다. 첫번째는 90년대 중반즈음, 낙원상가에 기타 사러 갔다가 계단에서 만났다. 학창시절 음악과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였던 친구였는데 낙원상가의 한 악기점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마 내가 결혼을 하면서 음악을 접었고, 그러면서 서로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 63빌딩에 결혼식이 있어서 갔는데, 거기에서 또 우연히 부딪혔다. 그동안 크게 아파서 친구들과 연락이 다 끊어졌다고 했다.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다. 세번째는 2010년 내가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인천의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갑자기 병실로 들어왔다. 무슨 촬영이 있어서 병원에 왔는데, 병실.. 2017. 4. 27.
문제의 제시와 해결 비난(또는 문제의 지적)은 심플하고 자극적이며, 변명(또는 문제의 해결)은 복잡하고 답답해 보일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문제의 해결 방법을 제시해야 하지만, 결국 누가 문제를 잘 지적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가 가진 딜레마...이기고 싶으면, 변명(또는 문제의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말고, 무책임하게 비난하거나 문제만 지적하라. 좌우의 양 끝에 있는 두 사람이 그래서 재미를 보고 있지 않은가! 안보와 인권의 문제는 적어도 현재 대한민국에 있어 양 극단의 이슈이다. 문제의 지적만으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면 세상이 이 꼬라지가 되었겠는가? ㅉㅉㅉ@back2analog 2017. 4. 27.
전근대, 근대, 탈근대성의 혼재 우리는 전근대와 근대와 탈근대가 혼재된 시대에 살고 있다. 내가 청강을 하고 있는 여성가족정책론, 김미경 교수님의 미발표 논문에 들어 있는 문맥이다. 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이보다 더 명쾌하게 표현한 글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 지성이면 감천인 시대는 지났다. 지성이 어떠한 일이 절박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감천은 그 마음과 행위의 결과이다. 물질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 서양의 지나친 합리성도 문제지만, 관념적으로 논리를 대충 퉁치는 동양의 사상도 적지 않은 빈틈이 있어 보인다. 동양의 사상과 서양의 논리가 다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의 논리적 체계가 미처 다듬어지지 않았을 때 형성된 동양의 감성과 올망졸망한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고 발전할 .. 2017. 4. 27.
Hotel California adlib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애드립이라고 칭송받는 Hotel California의 애드립... Eagles는 멤버 모두가 기타는 물론 노래도 수준급인데, 이 곡은 원래 기타리스트인 돈 펠더가 그렇게 부르고 싶어했다고 한다. 다른 멤버들이 차마 안된다고 말리지는 못하고 돈 펠더 몰래 돈 헨리(같은 '돈'씨?)가 부른 버전을 녹음해 버렸다고... 총 4대의 기타(아르페지오, 리듬, 리드 기타2)로 연주하는 이 곡은 기타를 잡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곡... 마지막에 2분 넘게 이어지는 돈 펠더와 죠 월시의 트윈 기타 애드립은 돈 헨리의 허스키한 보컬과 함께 Hotel California의 백미이다. 2017. 4. 23.
'Hidden Figures'라는 요리의 접시와 양념에 대하여... 꿀같은 주말의 끝자락인 일요일 저녁 6시 50분… 은기엄마와 은기를 데리고 ’Hidden Figures’를 보고 왔다. ‘히든 피겨스’의 시대적 배경은 동서냉전이 한창이던 1961년의 미국이다. 당시 소련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며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주의 국가의 우수성을 한껏 과시하고 있었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자존심을 구겨가며 소련을 따라잡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던 때이다. 영화를 통해 보여진 미국의 분위기는 닐 암스트롱이 1969년 달을 밟은 게 과연 과학적 사실인지, 정치적 사실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비이성적으로 과장되어 있다. 빌어먹을 공산주의자들이 인공위성으로 미국을 감시하고 있다며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경찰이나, 유리 가가린이 지구 궤도를 무사히 돌고 귀환하는 모습을 공포스럽게 지켜보며 .. 2017. 3. 27.
대한민국 이념 지형에 대한 사실과 인식... 2017년 3월 10일 11시...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파면 선고가 있었다. 지금까지 헌법재판소는 '관습 헌법'이라는 기발한 조어를 만들어 국가 균형 발전의 기회를 날려버리는가 하면, 정치 논리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당을 해산하고, 전교조를 법외 노조로 판결한 전례가 있기에 이번 탄핵 심판에서도 설마...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헌재의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으로 인해 장장 5개월 동안 광화문의 주말을 밝혀 온 촛불은 승리했지만... 헌재의 탄핵 인용은 그저 낭떠러지로 향하던 대한민국을 잠시 멈추게 했을 뿐이다. 그동안 박근혜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싸질러 놓은 그 수많은 똥을 치워야 그나마 대한민국은 낭떠러지로부터 한발짝이라도 벗어날 수 있으리라...짐작컨데... 그 똥을.. 2017. 3. 13.
미국과 중국의 힘의 균형이 만든 냉전체제와 사드배치 18세기 산업혁명과 부르주아 혁명을 통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된 자본주의는 맑스가 지적한 과잉생산이라는 태생적 모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초기 자본주의에서 제국주의로, 그리고 수정자본주의를 거쳐 신자유주의로 발전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를 지배하고 있던 대부분의 제국주의 열강들은 식민지로부터 자진(?) 철수를 하는데, 그렇다고 제국주의 시대가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자본주의와 소련을 주축으로 하는 사회주의 세력이 서로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냉전 시대로 돌입하면서 제국주의는 더 단순하게 굳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냉전은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소련의 군사적 균형이 그 유지의 전제조건이었다. 하지만 자본이 가지고 있는 경쟁과 탐욕의 확장.. 2017. 3. 9.
좋은 거버넌스? 최고의 거버넌스? 필요한 거버넌스! 민이나 관이나 서로 이빨을 드러내 놓고 으르렁 거리면서 밖을 향해서는 마치 무슨 세뇌라고 당한듯 거버넌스는 잘 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도대체 거버넌스가 뭔지는 알고나 하는 소린지…거버넌스는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만남의, 이해의, 협력의 '경험치'이다. 그래서 22개 혁신교육지구의 거버넌스는 모두 다르다. 그 중 어떤 거버넌스는 옳고, 또 어떤 거버넌스는 틀리다고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 그저 경험치에 따라 다양한 성장통을 겪고 있을 뿐이다.무지의 발견이 서구의 과학혁명을 이끌었듯, 내가 잘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거버넌스에 대한 자기 성찰 없는 당위의 거버넌스는 마치 모래 위에 세워진 성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한 번 무너진 거버넌스는 다시 세우기도 어렵다. 서로 각.. 2017. 3. 4.
통찰의 배신? 설시굑청 <명견만리> 독서토론 참석 후기... 두둥! 설시굑청 독서 토론 시작되었습니다. (16시 현재...)뻐뜨, 그러나...토론에 참여한 패널들 모두 입담들이 장난이 아닌지라... 객석 질문은 시간 관계상 패쓰~할 수 없이 독서 토론 내내 메모하며 준비했던 질문을 여기다 올린다. (17시 50분... ㅠㅠ) 명견만리는 통찰에 관한 책...통찰의 결과가 자기부정, 나아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모두 자신에게 전가하는 자기계발이어서는 곤란하다.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과 통찰의 결과 사이의 간극은 오히려 우리를 더욱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절망의 나라에서 행복한 젊은이들'이라는 책에서 일본 젊은이들의 행복 만족도가 70.5%에 육박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사회문제의 책임을 개인.. 2017. 2. 14.
<명견만리>, 서문을 읽다 삼천포로 빠지다... 또한 집밥 열풍이 불고 편의점 상품이 뜨는 것은 단순한 기호의 변화라기보다는 경제의 기조 변화를 반영한 트렌드다. 전세계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중에서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트렌드를 읽어내는 관점 또한 중요하다. 최근 일고 있는 ‘집밥 열풍’은 저성장의 징후로 볼 수도 있지만, 공동체 파괴의 결과일 수도 있다. ❏ 인류진화의 키워드 ‘관계’인간과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공동체는 인류의 결핍이 낳은 가장 풍요로운 산물이다. 인류는 생존에 필요한 결핍을 보완하기 위해 관계를 선택했다. 그렇게 선택된 관계는 인류 진화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생존과 관계 없는 능력은 사라지고,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은 확대, 강화되어.. 2017. 2. 11.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반(半?反?) 정치공학적 견해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앞으로 몇 명의 후보가 더 불출마 선언을 할지, 아님 눈치없이(?) 완주를 할지 모르겠으나, 나름 적지 않은 시간동안 대선의 꿈을 키워왔던 두 분의 불출마 선언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했다. 하여 평소 정치공학의 ‘정’자도 모르지만 올해로 꼬박 30년을 유권자로만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두 분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어설픈 반정치공학적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 단단한 알에 갖힌 아브락사스, 박원순 서울시장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그렇다쳐도, 박원순 시장의 대선 레이스 중도 하차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박원순 시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때 문재인과 김무성을 꺾고 차기 대권 지지도 1위를 .. 2017. 2. 2.
가장 어려우면서도 쉬운 비논리적 혁신의 대상 '가족' 대한민국 남자에게 있어 결혼은 여자에게 참 미안한 일이다. 나도 참 미안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은기엄마에게 결혼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프로포즈랍시고 했던 기억이 난다. 명절이 되니 페북에 대한민국 명절 문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에피소드들이 '가열차게' 올라온다. 전통이라는 껍데기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의 명절 문화, 나아가 결혼 문화 속에는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가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만 있는 문제에 답 또한 있을 리 없다. 씨월드가 가해자라고? 그거야말로 진짜 일차원적인 생각이고...채씨 가문의 종손 며느리로 누구보다 빡씬 시집살이를 해 온 우리 어머니... 보통은 시집살이를 하다가 시어머니에게 쫓겨 나는데, 우리 어머니는 시어머니가 너무 무서워 도망을 가셨었다고 했다. 심성이 누구보다 착하고.. 2017.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