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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쓸모... 학문은... 이미 구축된 자신의 생각을 더 단단하게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부정하거나 또는 보완하여 개량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마치 수 없이 많은 기독교 종파들이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성자 예수만 남기고 정작 중요한 예수의 의도는 모두 지워버렸듯이... 자본론 또한 수없이 다양한 당파적 이해에 의해 찢겨져 자가발전하는 사이 마르크스만 남기고, 그 숭고한 의도는 당파적 편의에 의해 지워버린 것은 아닐까? "만일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나는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고자 한다. 나는 자본가와 토지 소유자를 결코 장밋빛으로 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사람들을 문제로 삼는 것은 단지 그들이 갖가지 경제적 범주들의 인격체라는 점에서만, 즉 특정한 계급관계와 계급이해의.. 2017. 7. 5.
내가 페북을 하는 이유... 가끔... 페북에 올린 내 글을 읽고 암에 걸릴 것 같다는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페북에 그렇게까지 우울하게 글을 쓰고 있나? 그래서 내가 페북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 봤다. 주변에 글을 안 쓰고 다른 사람의 근황을 살피기 위해 페북을 한다는 사람도 종종 만나곤 하는데, 난 사실 정 반대다. 파레토의 법칙에 충실한 나는 대략 80%는 내 글을 쓰기 위해 페북을 한다. 나머지 20%는 의무방어를 위해? SNS라는 게 상호소통을 게을리하면 자칫 디지털 왕따가 될 수도 있다. 얼마전에 페친을 맺고 있는 누님한테 내가 올린 글 봤냐고 물었다가 한 소릴 들었다. 그런 당신은 내 글을 읽었냐고… 그래서 그때부터 의무방어를 시작했다. 나도 당신한테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으니, 당신도 나에.. 2017. 6. 26.
인도 오로빌 공동체 사례발표 참석 후기 최근들어 부쩍 하나의 현상이나 가치, 그리고 사물이 가지고 있는 양가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보게 된다. 그러한 내 태도의 장점은 내가 보려고 하는 대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는 것, 그리고 단점은 그러다 보니 몰입이 쉽지 않다는 것... 다음은 어제 인도의 오로빌 마을공동체 사례를 들으며 한 메모들이다. 한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수의 피해(때로는 죽음에 이르는…)를 전제로 하듯, 우리가 과도한 경쟁의 산물로 이룩한 문명의 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그 어떠한 범죄행위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것일 수도 있다. 무심코 사용한 종이컵 하나가 완전히 썩어 분해가 되는데 무려 20년이 걸린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모든 문명을 부정해야 할.. 2017. 6. 26.
가치의 충돌...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인사청문회를 처음 도입했던 이유가 대통령이 하도 쓰레기같은 인간을 장관으로 임명하니 그걸 국회에서 막아 보겠다고 시작한 거 같은데... 생각해 보면 대통령이 쓰레기였고, 그 쓰레기같은 가치를 지키려는 '순수'한 마음에 그런 쓰레기같은 장관을 임명한 것은 아니었을까? 재벌을 규제하고, 외교를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검찰을 개혁하고, 평등교육을 하자는 것이 쓰레기들이 가진 가치의 입장에선 두려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문자의 독점이 곧 권력유지의 수단이었던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한글의 반포를 그렇게 반대했던 것처럼... 한글의 반포를 반대했던 최만리는 집현전의 수장이었고, 그 당시 사대부를 대표하는 인텔리였다. 조선이라는 봉건국가의 토대 위에 구축된 가장 .. 2017. 6. 26.
오랜만에 진수성찬... 예전에 군대에 갔을 때... 첫휴가를 나와 엄마가 차려주신 밥을 먹은데 밥알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것이었다. 난 엄마가 휴가 나온 아들을 위해 특별히 아주 비싼 쌀에 기름까지 발라 차려주셨다고 생각을 했다. "엄마, 이거 내가 예전에 먹던 밥 맞아? 밥에 참기름 발랐어?" "얘가 군대 가더니 머리가 어떻게 됐나~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니?"어제 본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회의가 늦게 끝나 부모님이 살고 계신 쌍문동에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식탁엔 아침에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찬찬히 살펴 보면 아시겠지만, 옥상에서 손수 기르신 호박에 고추에 그야말로 돈이 있어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친환경 웰빙 음식들...) 결혼 17년 차... 2017. 6. 26.
"Eyes of the world" by Rainbow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가히 명곡의 반열에 올려도 손색이 없는 곡을 하나 소개한다. Rainbow의 Eyes of the world... Deep Purple의 Highway Star와 견주어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같은 기타 애드립의 통쾌함! 헤비메탈 보컬리스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짧은 머리카락으로 인해 리치에게 온갖 수난을 당하긴 했지만 당대에 감히 대적할 자가 없는 그래험 보냇의 시원시원한 보컬! 비록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마치 한 편의 서사시를 읽는 것 같은 곡의 웅장함까지... 가장 리치 블랙모어 답고, 감히 3대 헤비메탈 그룹이라는 Deep Purple을 위협할 수 있는 레인보우 최고의 명곡!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볼륨을 최.. 2017. 6. 26.
협치에 대하여... 협치에 대하여... 페친 중 한 분이 협치에 대한 고견을 '공개'적으로 구하시길래, 고견이 아닌 한 개인의 협소한 소견일뿐만 아니라, 댓글로 쓰다보니 너무 장황해져서... ㅠㅠ1. 당위적 관점과 실리적 관점으로 본 협치... 인류가 물리적으로 더 강한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생존전략의 하나로 사회를 이루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듯, 협치 또한 결핍을 인식한 양자가 그 결핍을 해소하고 상호 보완할 목적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핍이 없는 대상에게 왜 협치하지 않느냐고 일방적으로 윽박질러서는 협치가 되지 않는다는... 2. 협치의 양가적 쓸모... 그런 의미에서 마오가 중국혁명을 위해 국민당과 손을 잡은 이른바 국공합작(통일전선 전술?)에서 볼 수 있듯이 한쪽의 결핍이 해소되면 다른 쪽.. 2017. 6. 26.
기적과 우연을 대하는 인간의 세 가지 태도...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자연현상을 우리는 기적이라고 말한다. 기적은 인간이 아닌 신의 영역이다. 문명이 있기 전 인류는 그 규칙을 알 수 없는 모든 자연 현상에 신적인 의미를 부여했고, 숭배했다. 해가 뜨고 지는 것도,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문명시대 이전엔 모두 기적이었다. 과학문명이 발전하면서 기적의 영역은 끊임없이 축소되어 왔다. 그렇다고 모든 기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류는 과학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아직 남아있는 기적의 영역 또한 언젠가는 인간의 힘으로 증명해 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기적과 비슷하게... 논리적으로 그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을 우리는 우연이라고 말한다. 우연은 인간의 능력으로 그 인과관계를 밝할 수 없는 객관적 우연과, 객관적으로는 충분히 필연성.. 2017. 6. 14.
편견 우리는 두 눈으로 사물을 인지한다. 어렸을 때 자주했던 놀이 중 한 쪽 눈을 감고 양손의 검지를 만나게 하는 놀이가 있었다. 양쪽 다 내 손가락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어긋나는 검지를 보며 난 '편견'이 가지는 한계를 보았다. 한쪽 눈은 자신의 다른쪽 눈을 거울을 이용하지 않고는 영원히 볼 수 없다. 자신이 볼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거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쪽 눈으로도 세상의 정보를 인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그 정보에는 거리감이 빠져 있다. 다른 쪽 눈의 쓸모를 인정할 때 적어도 우린 눈으로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보를 인지할 수 있다. 그래서 한쪽 눈을 감고 본 세상이 진리이자 전부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을 버리지 못한다면 아무리 옳은 생각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실천으로 이.. 2017. 6. 13.
기자 옆에서 일을 한다는 것...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논란, "문대통령 발언 취지는..." (오마이뉴스 기사 링크) 1. 평소 신문을 자세히 읽는 편도 아니지만, 읽더라도 카피와 내용을 대충 훑고 지나쳤는데, 지금은 기자 이름까지 꼬옥 챙겨서 본다. (난 영화나 드라마도 주인공 이름만 기억하지, 작가나 감독 이름은 지나쳐 왔다.) 2. 아무리 사소한 일도 기자의 손을 거치면 사건이 된다. 일상 속에서 그 시대적 의미를 캐치하는 탁월함이란... 3. 재수가 좋으면 가끔 나 같은 소시민의 의견이 기사에 반영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세먼지 측정기 관련 발언에 대해 하찮은 내 의견까지 묻길래 이야기 했더니, 내 장황한 이야기가 섹쉬한 카피가 되고, 정제된 인터뷰가 되어 기사로 실렸다. 오, 예~ 다음은 시도 교육청 관계자로 등장하는 .. 2017. 6. 12.
괴물과 함께 살기 서구의 시민사회는 일찍이 정치로부터 비롯되었으나 자본주의 성장과정에서 점차 경제 영역으로 그 역할이 이동되어 왔다.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과정 속에서 서구의 시민사회는 독특한 경제적 경험을 축적했을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의 시민사회는 해방이후 독재정권과 투쟁해 온 재야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과, 대한민국의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끈 개발독재 과정에서 소외되어 있었던 점 등, 아직도 정치 영역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정치적 시민사회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비타협적 이념 투쟁의 근육을 단련시켜 왔다면, 경제적 시민사회는 경제의 효율적 성장을 위해 이견에 대한 절충과 타협 능력이 요구된다. 대한민국의 시민사회가 "질이나 구조, 성능 등을 고쳐 더 좋게 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2017. 6. 12.
인사청문회를 보며... 대학때 무능을 이유로 쫓겨난 교수님이 한 분 계셨다. 사실 쫓겨나지는 않고 소나기를 피해 잠시 일본에 교환교수로 나가 계셨다. 학생운동권의 힘이 하늘을 찌를 때라 보통은 교수들이 어용으로 쫓겨나던 시절이었다. 어용으로 쫓겨나는 것은 가치의 문제라 차라리 명예로울 수 있지만, 교수가 무능을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 나다니 얼마나 쪽팔린 일인가! 어용교수가 단순히 가치의 문제로 쫓겨나지는 않았겠지만, 조금 의미를 확대해 비유하자면 불과 몇 년 전 가치가 다르다는 이유로 반헌법적으로 정당이 해산된 일이 있었다. 양당제 보다는 가치를 달리하는 여러 정당이 각자 자리를 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우리나라 정당이 가지고 있는 실력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 눈에 무능을 이유로 해산시키고 싶은 정당이 여럿 보.. 2017.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