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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교육242

우연과 필연,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를 훔쳐 읽고... ​ 차례 준비 마치고... 마눌님 손잡고 간 집 근처 카페에서 마눌님이 읽으려고 가지고 온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를 잠시 훔쳐 읽었다. 유시민이 인용했던 총균세의 한 대목이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하는 일본군 대좌가 했던 말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우월한 민족은 항상 열등한 민족을 실망시키지... 미국은 필리핀을, 영국은 인도를, 그리고 일본은 조선을...”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우월한 민족이란 없고, 대륙간 문명의 간극은 다음 4가지의 우연이 만든 결과라고 주장한다. 첫째, 가축이나 작물로 삼을 수 있는 야생 동식물이 대륙마다 다르게 분포했다. 둘째, 확산과 이동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대륙마다 달랐다. 유라시아는 주요 축이 동서 방향이고 생태적 지리적 장애물이 비교적 적어 이동이 쉽고 확산이 빨랐.. 2018. 9. 23.
남성들의 원죄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 때마다 대한민국 여자들은 노예가 되고, 남자들은 죄인이 된다. 아니, 농경이 시작된 그 순간부터 남자들은 존재 자체가 죄덩어리였다. 남자들이 이 원죄에서 벗어나려면 농경이 수렵보단 채집을 담당했던 여자들의 꼬임에서 시작되었다는 합리적인 증거를 대야 할 것이다. 마치 뱀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한 이브 때문에 인류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것처럼... 가만... 혹시 아담과 이브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것이 혹시 농경의 시작을 비유한 것은 아닐까? 에덴 동산에서는 자연이 생산해 놓은 것 그대로를 수렵과 채집을 통해 얻었다면,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후에는 인간의 수고로운 노동을 통해 먹을 것을 생산해 내지 않았는가! 내 남은 인생을 여성들로부터 비롯된 남성들의 원죄를 벗기는데 함 걸어봐? 아.. 2018. 9. 23.
2007년, 세상을 바꾼 1세대 아이폰 ​ 익숙함과의 투쟁!!! 잡스의 키노트를 보며 다시 혁신을 생각하다. 인류 역사상 잘못된 가치로 시작된 일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그 당시에는 혁신이었고, 진보였다. 원시공산제에서 계급사회로 나아간 것이 진보가 아니라 퇴보일까? 본격적인 문명의 발전은 계급사회를 토대로 시작되었다. 관계로부터 진화된 인류를 소비로 해체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태생 자체가 반동적이었을까? 자본주의가 아니었다면 인류는 더 오랫동안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 받았을 것이다. 인간의 모든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통찰한 맑스의 사상은 탈근대로 진입한 현재에도 온전히 진보적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혁신은 익숙함이라는 감정으로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억압한다. 아이폰의 발명은 분명 인류를 위한 혁신이었지만, 10년이 넘은 지금 스.. 2018. 9. 23.
예측가능한 꽃길과 불확실한 가시밭길... 금융이 주도하는 자본주의가 가장 공포스러워 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금융 자본주의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그 쪽에 배팅해 돈을 벌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예측가능한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관점에서 이명박근혜 정권에선 아무리 부동산 부양책을 써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 투자가 위축된다. 문제는 자본의 투자가 부동산으로만 몰린다는 것... 이는 소유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대한민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 이미 신자유주의의 첨병 IMF에서도 2012년 159개 회원국을 연구한 보고서를 통해 부의 양극화가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으며, 트리클 다운을 통한 경제 성장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미 우리.. 2018. 9. 15.
혁신은 익숙함과의 투쟁이다. 얼마전 출근 카플을 하고 있는 한 청년과 작은 논쟁이 있었다. 일정 시간 동안 강제적으로 폐쇄된 공간 안에 있어야 하는 카플은 건강한 논쟁을 하기에 나쁘지 않은 장소다. 차를 태워주는 사람이 갑질을 하지 않고, 차를 얻어타는 사람이 갑질의 위계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그건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일단 접어 두고...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인정해온 것과 다르지 않은 경험으로 우리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불편한 감정을 가져 왔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불편하다고 매도하면 익숙하다는 단어가 다소 억울할 수 있다. 난... 다른 건 몰라도 억울한 상황을 잘 참지 못하는 편이다. 갑자기 ‘억울함’이라는 단어에 빠지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만, 오늘의 주제는 ‘익숙함’과 ‘불편.. 2018. 9. 8.
전문성의 밥그릇... 전문가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시민들은 대체로 무지하거나 무관심하다. 만약 시민이 상식에 기초해 전문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대부분의 전문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며 선을 긋는다. 그 전문성의 분야가 ‘교육’이든, 정치든, 경제든… “교육체계의 자기서술, 즉 교육의 성찰이론인 교육학에게 교육은 ‘모든’ 것이다. 교육의 오로지 교육의 관점에서, 경제는 오로지 시장의 관점, 정치는 오로지 정치의 관점에서 다른 체계(전문성?)들을 살핀다. 예컨대 정치 체계가 ‘민주시민을 충분히 양성하지 못했다.’고, 경제 체계가 ‘기업이 요구하는 소양을 충분히 양성하지 못했다.’고 교육을 비난할 때 교육 체계의 답변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교육은 비교육적 잣대로 교육을 재단하지 말라고 요구한다(전상진•김.. 2018. 9. 6.
교육부장관에게 필요한 것이 교육의 전문성일까, 시민의 상식일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지난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뿐만 아니라 교육감도 시민이 직접투표로 선출했다. 이를 두고 교육자치가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인정하고, 확대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교육감을 뽑는다면 모를까, 시민이 직접 교육감을 선출하는 교육자치는 오히려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시민의 상식에 맞게 해체하는 것에 더 가깝다.일반자치는 오랫동안 시민의 요구와 무관하게 작동되어 온 일반행정의 전문성이 시민의 상식에 맞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일반행정의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민의 대표를 투표로 선출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육자치는 시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한 교육감이 시민의 상식과 어긋나고 있는 교육행정의 방.. 2018. 9. 4.
6분 동안 세계를 침묵시킨 소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에서 열린 리우회의에서 12살의 나이로 환경파괴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판하는 Severn Cullis-Suzuki의 연설... 부끄러움을 간직하기 위해 여기 올리다... "저는 12살 환경 어린이 연합에서 온 세브란 스즈키 입니다. 우리는 12살-13살의 세상에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어린이들입니다. 우리는 이곳 유엔환경회의에 오기 위해서 우리의 돈을 스스로 모아 5000마일을 날아서 왔습니다. 오늘 이자리에 서서 저는 어떤 특별한 아젠다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미래를 위해 싸울 뿐입니다. 우리가 환경을 잃는 것은, 선거에서 지는 것이나, 주식시장에서 주식 몇포인트를 잃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지금 한 어린이일 뿐이며, 저는 모.. 2018. 9. 3.
통찰과 혁신의 배신 한때 지인들의 PC를 조립해 주기 위해 용산을 제집처럼 드나들던 적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언젠가 인텔에서 CPU 소켓을 두 종류로 생산하면서 메인보드와 CPU 궁합 맞추는 게 어려워졌고, 램도 30핀, 72핀을 넘어 DDR2, 3, 4로 진화하면서 램 소켓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뿐만아니라 조립 PC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파워,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케이스 등 PC 하나를 조립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 감당하기 싫을 정도가 되자... 조립된 PC를 주문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 난 더이상 PC 조립을 안하게 되었다. 난 혁신을 수면 아래 잠자고 있는 인간의 욕망을 건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수, 맑수에 이어 잡수까지... (모두 ‘수’자 돌림이네.... 2018. 9. 2.
우리 시대 가장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은? ​ 단연 스마트폰이다. 내가 애플빠이긴 하지만, 솔직히 잡스빠는 아니다. (그게... 그건가?) 잡스는 인류에게 통제 불가능한 판도라의 상자를 던져주고 무책임하게 떠났다. 어쩌면 더이상 구질구질하게 관계에 매달리지 않아도 모든 걸 소비로 대체할 수 있는 말기 자본주의시대인 현재에 스마트폰은 판도라의 상자보다 더 치명적일지 모른다. 난 현재 TV를 통해 드라마를 소비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예전에 난 매 시기 적어도 하나의 드라마엔 심취해 있었다. 하나의 드라마가 종영되고 나면 그 드라마가 남겨놓은 세계관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이제 어떤 드라마를 볼까 가슴 설레며 고민했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그것도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보기로 완주한 드라마는 “슬기로운 깜방생활”이 고작이다. 신문이 포털의 링크를 기.. 2018. 8. 12.
만나고, 인정하고, 합의하는 협치!!! ​한낱 ‘인간의 입장’에 ‘신적 가치’를 덧씌워 ‘인정’과 ‘합의’의 과정 없이 일방향으로 ‘주장’하거나 그 주장을 ‘관철’시키는 협치는 ‘협치’가 아닐뿐만 아니라, 그 상황을 납득하지 못한 다른 ‘입장’의 불만을 축적하여 장차 의도치 않은, 나아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역설적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모든 현상은 그러한 역설의 결과일지 모른다. 1. 협치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입장과 일단, 무작정, 그리고 무조건 만나는 것이다. 만나기 싫다고? 그럼 나만 손해다. 그렇다고 나와 다른 그 입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협치는 입장의 차이를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분리, 배척하는 것에 더 익숙한, 소위 진보들이 활동하기에 애초부터 불리한 운동장이었는.. 2018. 8. 8.
과정과 결과... 어찌 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갈등은 과정과 결과가 서로 어긋나면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과정을 살펴보면 그 과정의 시간적, 필연적 축적물인 결과를 어느정도 납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군(악)대에 있을 때... 하루는 급하게 악보 사보를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지휘를 하는 교육계가 열이 받아 연주회 악보를 하루만에 모두 만들어 내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원래는 방위병에게 복사를 부탁하지만, 방위병은 이미 퇴근한 상태... 난 드럼 파트 쫄병(표준어는 후임병)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 했다. 그 당시 내 쫄병은 3명이었고, 사실 바로 밑 쫄병만 똘똘했다면, 난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아도 될 짬밥(=군에서의 위치?)이었다. 바로 밑 쫄병은 악보 사보에 재능(?)이 없어 신병 때부터 악보사보를 열외시켜 .. 2018.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