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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태174

프랑스, 니오르를 떠나며... 경제를 '사회적'이라는 말로 꾸미고 있는 '사회적 경제'라는 단어는 대표적인 형용 모순, 또는 형용 반복이다. 애초에 경제라는 개념은 사회의 쓸모로부터 출발하였다. 태초에 경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연이 있었고, 그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있었다. 인류가 생존을 위해 자연에 개별적으로 대응할 때까지만 해도 인간은 그저 자연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다. 인간이 집단으로 사회를 이루고, 자연을 통해 깨달은 다양한 경험을 후대에 물려주면서 인간은 서서히 자연과 분리되어 갔다. 자연에 대한 인류의 이해, 즉 자연과학의 발달로 인간 사회는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계급이 발생하게 되었고, 계급사회의 요구에 따라 인간 사회의 다양한 ‘분업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졌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이해가 필요했.. 2017. 10. 21.
니오르, 사회연대경제 포럼에서... 인간은 절대절명의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는 늘 관성에 자신의 의지를 맡겨 왔다. 자본가가 탐욕의 수위를 높여가고, 맑스가 공산당 선언을 할 때만 하더라고 노동자들은, 그리고 자본가들은, 서로가 필요에 의해 타협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1930년 자본주의의 모순이 만든 국제 대공황이라는 거대한 위기가 인류에게 닥쳤다. 그리고 노동자와 자본가는 1932년(맞나?) 생존을 위한 대타협을 했다. 대한민국은 한때, 어쩌면 지금까지도 압축적 경제 성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더 풍요롭기 위해, 누군가를 따라가기 위해, 아니면 그 이유도 모른 채... 인류가 아닌 자본이 원하는 경제성장을 위한 혁신은 더이상 혁신이 아니다. 혁신이 가지고 있는 양가성... 즉, 누구를 위한 혁신인가가.. 2017. 10. 19.
디지털과 인공지능...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완벽하게 재현할 때 완성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카피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아날로그의 불편함은 디지털의 발전으로 인해 따뜻함으로 재인식되었다. 모든 것은 양가성을 가지고 있다. 아날로그는 인간의 손길을 필요로 하기에 늘 번거로움과 부정확함을 동반한다. 아날로그는 인간이 보다 노동에 집중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기술의 발전에 의해 디지털로 대체 되었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LP를 꺼내 턴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듣고 싶은 곡과 이전 곡 사이 좁은 트랙을 찾아 그 위에 정교하게 바늘을 올려놓는 일은 매우 번거로운 일일뿐만 아니라 매번 바늘을 같은 위치에 놓을 수 없는 지극히 인간다운 부정확함을 동반한다. CD와 디지털 음원의 발명으로 인해 지금은 그저 .. 2017. 10. 12.
배신은 관계의 이동이라는 글에 대한 반론에 대한 재반론... 그러나 동지라고 친구라고 생각하며 함께 했던 사람도 변화라고 받아들여야 하나요? 이건 그냥 배신. 버림, 자기 욕심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반론? 질문? ^^사실 어려운 얘기죠...베버라 애런라이크가 쓴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전 그걸 뒤집어서 배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성을 이야기한 거랄까요?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있죠? 배신이라는 단어는 배신 당하는 사람의 입장을 대변한 지극히 주관적인 단어죠. 암튼... 제가 쓴 글에 대한 반론이 아닌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다소 장황하게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1. 배신의 가치? 인간의 언어가 뒷담화를 통해 발전했듯이, 어쩌면 인류가 오늘날과 같은 문명을 성취하기까지 배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부르주아 혁명은 당시 시민(사실.. 2017. 9. 25.
인간에게 있어서 배신은... 인간에게 있어서 배신은... 관계의 변화 또는 이동이다. 부모의 품 안에서, 부모의 허락이나 동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아이들은 가족과 일정정도 분리되어 있는 학교라는 사회 속에서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간다. 가족과 독립적으로, 때로는 은밀하게...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는 친구들과 만든 소중한 세상을 끊임 없이 와해시키려는 존재로 보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기성세대와 부모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세상을 지켜낸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당당한 성인으로 성장하지만, 그것을 포기한 아이들은 오랜 시간 동안 어른이 되지 못한 채 경제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부모들이 만든 가족이라는 세상에 갇힌 아이로 살아간다. 그래서 현재 나는 우리 딸들에게 기꺼이(?) 배신당하며 살고 있는 중이.. 2017. 9. 24.
사례는 이식하는 것인가, 참조하는 것인가? 정책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빛나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주체 간에 합의이다. 합의 과정이 없었다면 그 정책은 특정 주체의 일방적인 주도로 이루어졌을 것이고, 그러한 정책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우므로...우리가 정책의 성공적인 결과, 즉 사례에 주목하는 이유는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또는 합의되기 전 특정 주체의 이익(가치?)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조급함에 기인한다. "저 봐라, 저기는 저렇게 훌륭한 사례가 있지 않느냐, 우리도 닥치고 저렇게 해 보자."성공한 정책은 '사례'라는 이름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간의 합의를 폭력적으로 건너뛰면서 그 사례를 이식하고자 하는 특정 지역을 황폐화시킨다. 만약 주체간의 합의를 위해 다른 지역의 사례를 참조하려 한다면, 사례는 그 지역의 특수성과 결합.. 2017. 9. 24.
아케이드 게임의 관점에서 바라본 거버넌스... 1. 진입장벽아케이드 게임은 매우 단순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 초급 레벨 몇 개를 하다보면 게임의 미션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름지기 거버넌스도 그러하여야 한다. 절대 시작이 어려워선 안된다. 당위를 앞 세우거나 내가 당신을 쫌 이용해 보려고... 하는 태도로 상대방을 지레 겁먹게 해서도 안된다. 이거 진짜 재밌어, 하면 너한테도 도움이 될걸? 싫음 말든가... 적어도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거버넌스 말만 들어도 질리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2. 중독성 아케이드 게임은 중독성이 있다. 만만하게 시작했는데, 한 번 시작하면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다. 모름지기 거버넌스도 그러하여야 한다.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중독시킬 수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하.. 2017. 9. 18.
감정의 물줄기가 갈라놓은 섬... 우리는 거대한 육지에 살고 있고, 그 육지 위에는 감정이라는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그 물줄기는 조금씩 차 올라 육지를 여러 갈래로 갈라 놓는다. 각자의 삶에 빠져 적절한 시기에 그 감정의 물줄기는 걷어내지 못한 우리는 결국 감정의 물줄기가 이룬 강으로 인해 각자의 섬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섬에 갇히게 된 후에야 우리는 다른 섬에 대해 생각한다. 뒤늦게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 하기도 하고, 또 강을 건너 보려고도 하지만... 아직 본인이 섬에 갇혀 있는지도 모르거나, 또는 섬에 갇힌 생활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이 살고 있는 섬에는 다리를 놓을 수도, 강을 건너 그 섬에 다다를 수도 없다. 작은 섬에 갇혀 다른 섬에 가고 싶은 나는... 강에 다리를 놓다가, 내 섬을 버리고 강을 건너다가 결국은 내.. 2017. 9. 18.
비긴 어게인과 상상력의 힘 비긴 어게인에 등장하는 천재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은 다듬어 지지 않은 가수의 가능성과 여지를 상상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때 그러한 댄의 능력으로 인해 파트너인 사울과 음반기획사를 설립할 정도로 잘 나가지만, 지나치게 상업화되어가는 음반 시장에서 댄의 그러한 능력은 점점 그 쓸모를 잃어가고, 결국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들른 바에서 댄은 우연히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친구를 따라 온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의 노래를 듣는다. 기타를 연주하며 수줍게 노래를 부르는 그레타... 바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에게 그레타의 노래는 데뷰도 하지 못한 삼류 통기타 가수의 그저그런 노래로 들렸겠지만, 댄은 그레타의 노래를 들으며 드럼, 피아노, 첼로와.. 2017. 9. 11.
설민석과 강풀, 그리고 도올의 공통점은? 설민석과 강풀, 그리고 도올의 공통점은? 첫째,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이단아로 불린다. 둘째, 자신을 이단으로 배척하고 있는 각 영역의 대중화에 그 누구보다 기여했고 기여하고 있다. 셋째, 대중화의 핵심 요인은 모두 '융합'이다. 삼원색 중 하나인 빨강은 흰색과 만나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핑크가 되었다. 하지만 원색주의자(이런 말이 있나? 그냥 원리주의자의 패러디 정도로 이해 요망... ㅋㅋ) 입장에서 보면 빨강도 하양도 아닌 애매모호한 핑크가 자신들보다 더 사랑받는다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토록 사랑스러운 핑크는 어쩌면 빨강과 하양에게는 저주스러운 색깔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여기서 끝내야 임팩트가 있는데... 난 글을 쓰다 보면 주저리주저리 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떠올라 글의.. 2017. 9. 11.
내가 만든 명(?)언들... 1. 기억은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다 - 꽤 오래전... 시기에 따라 엇갈린 큰형, 작은형, 그리고 나에 대한 부모님의 평가를 오랫동안 관찰한 후... 2.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매력 - 2009년, 언론에서 그렇게 까 대던 아이폰 3Gs를 만져본 후... 3.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완벽하게 재현할 때 완성된다- 2014년, 'back2analog' 라는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즈음... 4. 현실은 열정이 난무한 주관이고, 학문은 영혼을 상실한 객관이다- 2015년, 공공정책 대학원을 준비하며... 5. 인간은 자신에게는 인간적 한계를 적용하면서, 타인에게는 신에 근접한 당위와 가치를 요구한다- 2017년, 둘째 딸 은수에 대한 서운함... 나는 과연 은수에게 완벽한 아빠일까...에 대해 고민하며.. 2017. 9. 1.
딜레마 시리즈... 1st. 선지자... 소위 앞서 가는 사람의 3가지 딜레마...1. 그 심오한 뜻을 대중들이 당최 알아주질 않는다. 2. 그 뜻이 틀릴 수도 있음을 선지자 본인은 모른다. 3. 결국 선지자인지 아닌지는 대중들이 결정한다. 2nd. 부동산 시장의 딜레마... 꼴통 정권은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고 싶으나 경제적 불확실성의 증가로 투자수요가 감소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다. 합리적인 정권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 하지만, 예측가능한 경제정책으로 인해 투자가 늘어 부동산 가격이 뛴다. 음... 이건 좀 어거지인가? 3rd. 소통의 딜레마...우리는 일반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상대와는 소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혀 소통할 수 없는 대상에게 내가 가진 '정보'를 '통보'한 후 소위 '소통'을 했다고 착각한다. 소통은.. 2017.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