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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태174

서울시교육청을 떠나며... 안녕하십니까? 서울시교육청에서 혁신교육지구를 담당해 왔던 어공 주무관 채희태입니다.제가 이번달을 마지막으로 서울시교육청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2015년 6월 1일자로 서울시교육청에 왔으니 만 2년 하고도 두 달을 있었네요. ^^ 떠나면서 지난 2년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2년이란 시간동안 제가 생각하고 있던 혁신교육지구는 얼마나 깊어졌는지, 또 얼마나 넓어졌는지… 여전히 많은 물음표들이 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을과 학교가, 그리고 일반자치와 교육자치가 협력하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교육청의 정책적 시야에 마을의 생각을, 그리고 일반행정에 몸담고 있었던 저의 일천한 경험을 더하기 위해 왔다고 자부하며 일을 해 왔는데… 저의 짧은 생각과 의도가 서울형혁신교육지구에 어떤 영향을.. 2017. 8. 6.
영웅의 몰락... 근대와 대비해 현대를 소위 탈영웅주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그렇다고 현대에 영웅주의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대가 전근대와 근대, 그리고 탈근대가 모두 공존하는 사회이듯, 탈영웅주의 시대에도 여전히 영웅주의가 혼재되어 있다. 탈영웅주의 시대에서는 더이상 우월한 개인에게 열등한 개인이 동화되지 않는다. 그저 시민 개개인이 모두 영웅일뿐이다.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치권력도 그러한 시대적 변화를 자각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꼴이 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박근혜 탄핵은 탈영웅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사건으로 볼 수도 있겠다. 박근혜는 탈영웅주의 시대에 영웅주의적 대통령으로 군림하다가 탄핵되었다. 탈영웅주의 시대엔 n에게 선출되어 n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이 그저 1/.. 2017. 7. 17.
니클라스 루만이 말하는 소통에 대하여... 너는 생각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말할 뿐이다. 그리고 네가 말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나는 이해한다. 여기서 너의 의도(정보)와 너의 말(통지)을 구별하는 나의 이해가 너의 의식 속에 있는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나는 그런 이해에 기초하여 다시 너에게 내가 생각한 것들 중 극히 일부만을 말하며, 앞서와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은 서로가 말한 것을 추리(이해)하면서 그 말 속에 들어있는 기대에 맞추어 나감(기대 구조 형성)을 통해서만 지속될 수 있다. 때로는 나의 의도와는 다른 말도 해야 하며 너의 말 속에 들어있는 오해를 묵인하기도 해야 한다. 말하는 과정에서 딴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 생각의 일치에 우리가 도달해보자고 .. 2017. 7. 5.
적폐가 적폐에게...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비난하곤 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돌아볼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나의 구조적 책임은 없는지... 적폐가 난무한 이 시대에... 진정 적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일찌기 예수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너희들 중에 죄 없는 이가 먼저 돌로 쳐라."하여... 이 사회의 적폐를 방관해 온, 그 과정에서 적폐의 일부가 되어버린 나 자신이 바로 가장 구조적이면서도 심각한 적폐다.@back2analog 2017. 7. 5.
학문의 쓸모... 학문은... 이미 구축된 자신의 생각을 더 단단하게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부정하거나 또는 보완하여 개량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마치 수 없이 많은 기독교 종파들이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성자 예수만 남기고 정작 중요한 예수의 의도는 모두 지워버렸듯이... 자본론 또한 수없이 다양한 당파적 이해에 의해 찢겨져 자가발전하는 사이 마르크스만 남기고, 그 숭고한 의도는 당파적 편의에 의해 지워버린 것은 아닐까? "만일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나는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고자 한다. 나는 자본가와 토지 소유자를 결코 장밋빛으로 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사람들을 문제로 삼는 것은 단지 그들이 갖가지 경제적 범주들의 인격체라는 점에서만, 즉 특정한 계급관계와 계급이해의.. 2017. 7. 5.
내가 페북을 하는 이유... 가끔... 페북에 올린 내 글을 읽고 암에 걸릴 것 같다는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페북에 그렇게까지 우울하게 글을 쓰고 있나? 그래서 내가 페북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 봤다. 주변에 글을 안 쓰고 다른 사람의 근황을 살피기 위해 페북을 한다는 사람도 종종 만나곤 하는데, 난 사실 정 반대다. 파레토의 법칙에 충실한 나는 대략 80%는 내 글을 쓰기 위해 페북을 한다. 나머지 20%는 의무방어를 위해? SNS라는 게 상호소통을 게을리하면 자칫 디지털 왕따가 될 수도 있다. 얼마전에 페친을 맺고 있는 누님한테 내가 올린 글 봤냐고 물었다가 한 소릴 들었다. 그런 당신은 내 글을 읽었냐고… 그래서 그때부터 의무방어를 시작했다. 나도 당신한테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으니, 당신도 나에.. 2017. 6. 26.
인도 오로빌 공동체 사례발표 참석 후기 최근들어 부쩍 하나의 현상이나 가치, 그리고 사물이 가지고 있는 양가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보게 된다. 그러한 내 태도의 장점은 내가 보려고 하는 대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는 것, 그리고 단점은 그러다 보니 몰입이 쉽지 않다는 것... 다음은 어제 인도의 오로빌 마을공동체 사례를 들으며 한 메모들이다. 한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수의 피해(때로는 죽음에 이르는…)를 전제로 하듯, 우리가 과도한 경쟁의 산물로 이룩한 문명의 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그 어떠한 범죄행위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것일 수도 있다. 무심코 사용한 종이컵 하나가 완전히 썩어 분해가 되는데 무려 20년이 걸린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모든 문명을 부정해야 할.. 2017. 6. 26.
가치의 충돌...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인사청문회를 처음 도입했던 이유가 대통령이 하도 쓰레기같은 인간을 장관으로 임명하니 그걸 국회에서 막아 보겠다고 시작한 거 같은데... 생각해 보면 대통령이 쓰레기였고, 그 쓰레기같은 가치를 지키려는 '순수'한 마음에 그런 쓰레기같은 장관을 임명한 것은 아니었을까? 재벌을 규제하고, 외교를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검찰을 개혁하고, 평등교육을 하자는 것이 쓰레기들이 가진 가치의 입장에선 두려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문자의 독점이 곧 권력유지의 수단이었던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한글의 반포를 그렇게 반대했던 것처럼... 한글의 반포를 반대했던 최만리는 집현전의 수장이었고, 그 당시 사대부를 대표하는 인텔리였다. 조선이라는 봉건국가의 토대 위에 구축된 가장 .. 2017. 6. 26.
오랜만에 진수성찬... 예전에 군대에 갔을 때... 첫휴가를 나와 엄마가 차려주신 밥을 먹은데 밥알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것이었다. 난 엄마가 휴가 나온 아들을 위해 특별히 아주 비싼 쌀에 기름까지 발라 차려주셨다고 생각을 했다. "엄마, 이거 내가 예전에 먹던 밥 맞아? 밥에 참기름 발랐어?" "얘가 군대 가더니 머리가 어떻게 됐나~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니?"어제 본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회의가 늦게 끝나 부모님이 살고 계신 쌍문동에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식탁엔 아침에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찬찬히 살펴 보면 아시겠지만, 옥상에서 손수 기르신 호박에 고추에 그야말로 돈이 있어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친환경 웰빙 음식들...) 결혼 17년 차... 2017. 6. 26.
협치에 대하여... 협치에 대하여... 페친 중 한 분이 협치에 대한 고견을 '공개'적으로 구하시길래, 고견이 아닌 한 개인의 협소한 소견일뿐만 아니라, 댓글로 쓰다보니 너무 장황해져서... ㅠㅠ1. 당위적 관점과 실리적 관점으로 본 협치... 인류가 물리적으로 더 강한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생존전략의 하나로 사회를 이루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듯, 협치 또한 결핍을 인식한 양자가 그 결핍을 해소하고 상호 보완할 목적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핍이 없는 대상에게 왜 협치하지 않느냐고 일방적으로 윽박질러서는 협치가 되지 않는다는... 2. 협치의 양가적 쓸모... 그런 의미에서 마오가 중국혁명을 위해 국민당과 손을 잡은 이른바 국공합작(통일전선 전술?)에서 볼 수 있듯이 한쪽의 결핍이 해소되면 다른 쪽.. 2017. 6. 26.
기적과 우연을 대하는 인간의 세 가지 태도...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자연현상을 우리는 기적이라고 말한다. 기적은 인간이 아닌 신의 영역이다. 문명이 있기 전 인류는 그 규칙을 알 수 없는 모든 자연 현상에 신적인 의미를 부여했고, 숭배했다. 해가 뜨고 지는 것도,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문명시대 이전엔 모두 기적이었다. 과학문명이 발전하면서 기적의 영역은 끊임없이 축소되어 왔다. 그렇다고 모든 기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류는 과학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아직 남아있는 기적의 영역 또한 언젠가는 인간의 힘으로 증명해 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기적과 비슷하게... 논리적으로 그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을 우리는 우연이라고 말한다. 우연은 인간의 능력으로 그 인과관계를 밝할 수 없는 객관적 우연과, 객관적으로는 충분히 필연성.. 2017. 6. 14.
편견 우리는 두 눈으로 사물을 인지한다. 어렸을 때 자주했던 놀이 중 한 쪽 눈을 감고 양손의 검지를 만나게 하는 놀이가 있었다. 양쪽 다 내 손가락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어긋나는 검지를 보며 난 '편견'이 가지는 한계를 보았다. 한쪽 눈은 자신의 다른쪽 눈을 거울을 이용하지 않고는 영원히 볼 수 없다. 자신이 볼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거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쪽 눈으로도 세상의 정보를 인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그 정보에는 거리감이 빠져 있다. 다른 쪽 눈의 쓸모를 인정할 때 적어도 우린 눈으로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보를 인지할 수 있다. 그래서 한쪽 눈을 감고 본 세상이 진리이자 전부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을 버리지 못한다면 아무리 옳은 생각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실천으로 이.. 2017. 6. 13.